결전의 순간까지 혼란은 계속됐다.
그러나 선수들의 표정은 예상과는 달리 어둡지 않았다. 팀이 온통 어수선한 분위기에 휩싸여 있지만 가벼운 몸놀림은 아프리카 팀 특유의 유연한 모습을 보여줬다.
독일월드컵 본선 G조 조별리그 한국의 첫 상대인 토고 축구대표팀이 12일 오후(이하 한국시간) 결전지인 프랑크푸르트에 입성해 마지막 훈련을 소화했다.
오토 피스터 감독이 첫 경기를 불과 사흘 앞두고 전격 사퇴한 토고 대표팀은 이날 오후 11시부터 프랑크푸르트 월드컵 경기장(발트 슈타디온)에서 진행된 훈련에서 간판 스트라이커 에마뉘엘 아데바요르와 투톱 파트너 압델 카데르 쿠바자, 골키퍼 코시 아가사 등 23명 전원이 그라운드에 나와 가볍게 몸을 풀었다.
토고 훈련이 막 끝나가는 시점에서 외신들이 일제히 피스터 감독이 토고 대표팀 사령탑으로 복귀해 한국전에서 벤치에 앉기로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토고 훈련장은 다시 한 번 혼란에 휩싸였다.
'TV 토고' 등 토고 취재진은 옹기종기 모여있다가 "무슨 소리냐. 피스터 감독이 돌아온다는 말은 들어보지 못했다"며 의아해했다.
아구타 우엥가 토고 체육부 장관도 선수단이 숙소로 가는 버스에 탄 뒤 "피스터 감독이 그렇게 말하는 건 자유지만 그는 돌아오지 않는다. 한국전에는 코조비 마웨나 코치가 감독대행으로 벤치에 앉는다"고 말했다.
토고 선수들은 감독의 복귀 보도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훈련에 열중했다.
처음 15분 만 공개된 토고 대표팀의 훈련은 말 그대로 '자율' 속에 진행됐다.
그라운드에는 녹색 조끼, 빨간색 훈련복, 흰색 훈련복 등 통일되지 않은 트레이닝복을 입고 나온 선수들이 자유롭게 볼을 다뤘다.
한쪽에서는 볼 트래핑 연습으로 몸을 풀기도 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둘이 짝을 맞춰 볼을 길게 주고받았지만 전술 훈련은 거의 할 준비를 하지 않았다.
세 패로 나뉘어 볼 빼앗기 게임도 했지만 코칭스태프처럼 보이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록 냐싱베 토고축구협회장은 훈련이 시작되기 전 이곳저곳을 오가며 뭔가를 쉴새없이 설명하는 모습이었다.
선수단 보너스 갈등으로 피스터 감독이 축구협회를 맹비난한 뒤 떠났고 토고축구협회는 피스터 감독을 기다리겠다고 했다가 얼마안가 독일 출신의 빈프리트 셰퍼 전 카메룬 감독과 협상하는 등 종잡을 수 없는 움직임을 보인 토고의 모습이 결전 하루 전날까지 계속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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