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일본 '신들린' 역전패에 '참담'

일본인들은 12일 거스 히딩크 호주 대표팀 감독의 '마술'에 넋이 나갔다.

사이타마현의 사이타마 스타디움에 설치된 대형 TV 앞에 몰려든 1만6천여명의일본 축구팬들은 후반 39분부터 터져나온 호주 대표팀의 신들린 듯한 연속골에 할말을 잊은 듯 깊은 침묵으로 빠져들었다.

일본 대표팀의 푸른색 상의를 일제히 갖춰입은 팬들은 경기 내내 모두 일어서응원을 보내는 '기획'을 연출하는 등 열을 올렸지만 호주 대표팀의 '동점골'이 터지자 탄식을 연발했다.

이어 기어이 역전골까지 허용하자 일부 팬들은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며 극도의실망감을 표출했다.

사이타마시의 한 회사원(45)은 "분하지만 분명히 호주가 한 수 위였다"며 시합을 냉정히 분석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개의 팬들은 "믿을 수 없다. 한골을 더 넣었어야 했는데 소극적으로 경기를 운영한게 패인"이라며 도저히 믿기 어렵다는 반응들이었다.

응원단 3천800여명이 모인 규슈석유돔에서 시합을 지켜본 한 팬(30)은 "충격으로 할 말을 잊었다"며 개탄했다. 호주 대표팀에 세골을 연속 허용하자 관중석 여기저기서 "관둬"라는 비아냥거림이 흘러나왔고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퇴장해버리는 팬들도 눈에 띄었다.

일본 대표팀의 나카타 히데토시가 기획했다는 도쿄 도심의 한 축구카페에는 '사무라이 블루'라는 이름의 응원단 150여명이 모여 '선제골'을 터뜨린 자국 대표팀을열렬히 응원하며 환호했다.

하지만 후반 막판에 어이없이 무너져 버리자 역시 여기저기서 장탄식이 흘러나오며 분위기는 썰렁해졌다.

교도통신은 '꿈 같은 패전, 종반 3실점으로 일본 붕괴'라는 장문의 기사를 통해"세계를 놀라게하겠다던 지코 감독의 일본 대표팀이 최악의 스타트를 끊었다"며 애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또 이 통신은 "호주 전은 지코 감독이 결승전으로 삼았던 시합"이라며 "통한의역전패로 목표인 1차리그 통과가 극히 어렵게 됐다"고 내다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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