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또 하나의 승부 즐겨요"…월드컵 '내기 열풍'

'예상이 적중한 순간, 짜릿한 느낌이 좋아요.'

직장 동료나 가족 간 월드컵 승부 맞히기 내기가 한창이다. 한국 대표팀의 경기 뿐 아니라 강호로 손꼽히는 팀간 경기를 두고 내기를 하고 우승팀을 예상하며 지갑을 열고 있는 것.

직장인 이성우(29) 씨는 회사 동료 10여 명과 한국팀 첫 경기인 토고전과 한국팀의 16강 진출 여부를 두고 내기를 했다. 두 가지 내기에 각각 1만 원씩 걸었고 토고전은 술집에 모여 함께 보기로 했다.

"토고팀 분위기가 어수선한 탓인지 무승부에 건 2명 외엔 모두가 한국의 승리에 걸었죠. 다만 16강 진출을 두고는 반으로 갈렸습니다. 돈도 돈이지만 한국팀이 거뜬히 16강에 진출, 이번 대회엔 별 볼일 없을 거라고 자신 있게 말하던 동료의 코를 납작하게 눌러줬으면 좋겠어요."

자칭 축구 마니아인 최준민(31) 씨는 친구 5, 6명과 우승팀이 누구냐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는 중이다. 다들 나름대로 '축구 좀 볼 줄 안다.'고 자처하는지라 자신이 찍은 팀이 우승할 거라고 주장, 결국 2만 원씩 걸게 됐다.

"대부분 브라질을 꼽았지만 조직력, 개인기, 체력, 정신력이 조화를 이룬 아르헨티나가 우승후보라고 봅니다. 액수의 많고 적음을 떠나 돈을 거니 은근히 긴장이 되네요. 자존심도 걸려 있고요. 물론 누가 이겨도 함께 시원한 맥주 한잔으로 여름 더위를 잊겠지만요."

승패를 따지는 내기에서부터 득점, 득점한 선수를 맞히는 내기까지 하는 고수(?)들도 곳곳에서 눈에 띈다. 축구 관련 인터넷 사이트 뿐 아니라 다른 목적의 인터넷 동호회 게시판에도 재미삼아 승부 맞히기 내기를 하자는 이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가족, 친지들과 1천 원씩 걸고 한국팀의 토고전 승부 맞히기 내기를 했다는 김현태(35) 씨는 "많은 액수가 아니라면 경기를 보는 재미도 더해 줄 것"이라며 "다만 거액의 내기는 보고 즐기는 스포츠의 참맛을 잃게 하므로 피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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