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한·일 월드컵의 영광이여 다시 한 번'
4강 진출과 함께 승패를 떠난 전무후무한 거리 응원으로 세계를 놀라게 했던 한국민들의 자존심이 다시 한 번 재현된다. 대구의 범어네거리, 두류공원 야외음악당은 2002년에 이어 월드컵 메카로 다시 떠오를 전망이며 거리 응원에 동참하지 못한 시민들은 곳곳에서 '필승'을 외치며 응원전에 나선다.
○···13일 밤 모 제약회사 대구출장소 직원 16명은 단체로 동구의 한 호텔을 예약했다. 이 호텔 3층 대형 홀에서 대형 스크린이 마련되는 것은 물론, 1인당 1만원만 내면 생맥주를 무한 제공한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
직원 장모(29) 씨는 "거리응원을 가면 회사 직원들이 한데 뭉치기 힘들다는 생각에 이 곳을 찾았다."며 "편안하게 맥주를 마시며 회사직원들과 친목도 다지고 축구도 볼 수 있어서 기대된다."고 말했다.
○···미처 한 곳에서 응원을 하지 못하고 열차를 타야하는 사람들도 응원에는 문제없다. 한국철도공사가 13일 토고와의 경기 시간대에 운행하는 경부선 KTX열차 2편을 '태극전사 필승기원 KTX 응원열차'로 꾸미기로 한 때문. 한국철도공사는 위성DMB를 통해 열차 내에서 중계 방송을 내보내고 갖가지 이벤트도 함께 마련한다.
하행선 열차는 13일 밤 9시 50분 서울에서 출발, 밤 11시 29분에 동대구 역에 도착하고 상행선은 부산에서 밤 9시 30분 출발, 밤 10시 35분 동대구역에 도착한다.
철도공사 관계자는 "탑승객에게는 운임의 30%를 할인해주고 응원티셔츠와 응원용품, 교통카드와 음료를 무료로 나눠주고 페이스페인팅과 응원연습, 스코어 맞추기 등 갖가지 이벤트 행사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했다.
○···대구 침산동 코오롱하늘채 야외 주차장에서도 대형 스크린을 설치돼 인근 주민들이 야외 응원을 즐길 수 있게 된다. 오후 6시부터 시작되는 응원은 북 장단 공연과 초청가수 무대 등 다양한 사전 행사도 마련될 전망. 대구 동구 한 아파트 단지에도 스크린을 설치, 열띤 응원을 보내기로 했다.
대구 시내 찜질방과 호프집들도 초대형 스크린과 스피커를 설치, 응원 준비를 마쳤다. 한 호프집 업주는 "이미 국가대표팀 평가전이 열릴 때부터 손님들이 밀려든 바 있다."며 "하프타임에는 신나는 이벤트를 마련해 손님들을 즐겁게 해 줄 계획"이라고 했다.
○···대경대는 13일 오후 8시부터 14일 오전 1시까지 학교 광장에서 재학생과 교수, 교직원 1천500명이 참여한 가운데 대형 빔 스크린을 설치해 학과별 특색을 살린 응원전을 펼친다. 'TK(대경대) 붉은 악마 1,500여명의 응원'으로 이름을 단 응원전은 이 대학 특성화 학과의 개성있는 응원이 분출된다.
분장예술과와 뷰티디자인학부에서는 보디·페이스 페인팅, 패션스타일리스트과는 붉은악마 복장을 패러디한 의상 응원전, 학내기업인 대경베이커리는 붉은악마 로고를 단 빵과 케익을 제작해 응원전에 참가한다.
또 붉은 악마 치어리더 경연대회와 학생들의 장기자랑으로 응원 열기를 고조시킬 계획이다.
대경대 관계자는"월드컵 열기가 뜨거워 일부 학과는 수업과 기말고사를 조정하면서까지 캠퍼스 응원을 계획하게 됐다."고 밝혔다.
○···방송중계권료 문제로 월드컵 거리응원이 무산될 위기(본지 7일자 7면 보도)에 처했던 영덕군이 기업체의 후원으로 대형 스크린 설치가 가능해져 13일 밤부터 대규모 군민 응원을 펼치기로 했다. 영덕군이 중계권료를 내지 못해 거리응원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본지 보도를 접한 현대자동차는 이번 응원의 후원에 나서 당초 예정대로 영덕초교와 영해교차로, 강구 죽도산 대게식당 앞 등 3곳에 대형 스크린을 통한 토고전 거리응원 문제가 한꺼번에 해결됐다.
이에 따라 영덕군은 3곳에 대형 스크린을 설치, 군민들이 화합하는 축제 분위기로 응원을 펼침과 동시에 영덕 출신인 김진규 선수의 선전과 한국팀의 승리를 기원하기 위해 4만 5천 군민들이 김진규 선수에게 보내는 응원과 격려의 메시지를 45m 길이의 현수막에 담는 사인회를 갖고 거리응원시에 걸어 놓기로 했다.
김상민 체육청소년 담당은 "향토 출신인 김진규 선수가 뛰는 토고전 거리응원이 무산될 위기에 처해 안타까웠는데 현대차의 후원으로 거리응원이 가능해져 군민들이 크게 반기고 있다."고 말했다.
○···상주에서는 평생 무료 주유권이 월드컵 우승 상품으로 나왔다. 문경~상주간 국도 3호선 구간에 있는 천마산휴게소, 주유소는 월드컵 한국팀 선전을 기원하면서 우승할 경우 추첨을 통해 평생 무료 주유권을 제공하기로 하는 등 푸짐한 경품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이 휴게소는 한국-토고전이 열리는 13일 저녁부터 한국전이 열리는 경기일마다 식당을 찾는 손님들에게는 각 테이블당 안동간고등어 1마리와 소주·맥주·음료수 1병씩을 무료로 제공키로 했다.
우승기원 행사를 준비한 천마산휴게소 남운섭(40) 대표는 "평소 휴게소를 찾았던 손님들과 이웃 주민들이 함께해 응원도 하고 감사도 하는 자리로 마련하게 됐다"며 "한국팀이 토고전을 승리로 이끌어 16강은 물론 그 이상의 좋은 성적을 거뒀으면 좋겠다"고 했다.
또 축구 결승진출시에는 올 한해 동안 휴게소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모두 공짜로 제공키로 했으며 결승진출시 이용객들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500kg 이상의 황소 1마리를 경품으로 내거는 등 16강 진출 이후부터 돼지와 송아지 등 푸짐한 경품행사도 마련해 두고 있다.
상주지역 모 찜질방에서도 13일 저녁 7시부터 200여명이 모여 한국-토고전 승리를 기원하는 이용객 응원전을 마련, 경기에 앞서 꼭지점댄스 경연과 응원가부르기 경연, 함성크게 외치기 대회 등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한국팀을 응원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이 찜질방은 이날 행사를 통해 42인치 대형 TV를 비롯해 진공청소기, 붉은악마 응원 티셔츠 등 푸짐한 경품도 마련해 한국 축구팀 응원과 더불어 평소 찜질방을 찾은 이용객들에게 감사하는 행사를 겸하기로 했다.
○···백지훈, 김진규 선수의 모교인 안동고 축구부는 대회 참가까지 미뤄가며 선배응원에 나선다. 안동고 축구부는 15일부터 전남 광양에서 열리는 제8회 백운기전국고교축구대회 참가를 토고전 이후로 미루고 교내 체육관에 마련된 응원장에서 13일 밤 토고 전을 치르는 선배의 선전을 기원한다.
권동순·이춘수·이상원·엄재진·장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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