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범어네거리에서 응원하게 해주세요!"
13일 우리나라 대표팀의 독일 월드컵 첫 승리 이후 길거리 응원의 메카로 떠오른 대구 수성구 범어네거리를 '돌려달라.'는 아우성이 커지고 있다. 이후 열리는 프랑스전(19일)과 스위스전(24일) 때도 이 곳에서 응원할 수 있게 거리를 개방해달라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는 것.
대구시는 오후 10시에 시작한 토고전과 달리 프랑스와 스위스전은 오전 4시에 열리는 점을 감안, 범어네거리를 길거리응원 장소에서 제외하고 대신 월드컵경기장을 택했다. 경기가 끝나는 시간이 출근 시간대와 맞물려 극심한 교통혼잡이 예상되는데다 응원객도 많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 탓.
하지만 토고전에서 '재미를 본' 많은 응원객들이 대구시에 대해 "대구를 상징하는 길거리응원 장소인 범어네거리를 돌려달라."는 요구성 항의를 봇물 터지듯 쏟아내고 있다.
토고전이 열렸던 13일 오후 친구들과 범어네거리에서 열띤 응원을 했다는 대학생 송영석(26) 씨는 "서울에 광화문이 있다면 대구는 범어네거리가 월드컵 거리응원의 성지가 돼야 한다."며 "게다가 남은 두 경기는 새벽 시간대여서 차량통행도 많지 않은 만큼 거리응원에 따른 안전사고 위험도 적어 거리 응원지로 적격"이라고 주장했다.
회사원 최준영(35) 씨도 "길거리 응원은 전 세계인들이 감탄한 우리나라만이 내세우는 자랑스런 응원문화"라며, "때문에 대구시가 시민들이 야외에서 마음껏 소리치며 응원할 수 있는 거리응원 장소를 많이 늘려야 하는데 오히려 줄이려고만 한다."고 불평했다.
이런 가운데 "대중교통 여건이 열악한 월드컵 경기장보다 시민들의 편의를 생각한다면 범어네거리에 거리 응원전을 펼치는 것이 더 좋은 것 아니냐."는 시민들의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시민 이원일(44) 씨는 "새벽에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데다 대중교통까지 불편한 월드컵경기장까지 누가 가겠느냐."며 "또 길거리 응원은 원래 광장문화에서 비롯됐기 때문에 범어네거리에서의 응원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범어네거리에서의 길거리 응원은 힘들 전망이다.
대구시 한 관계자는 "프랑스전과 스위스전은 새벽 4시에 열리기 때문에 경기가 끝나는 시간이 아침 출근시간대와 겹쳐 자칫 범어네거리가 교통지옥으로 변할 수 있다."며 "게다가 토고전처럼 수만 명의 응원객들이 오전 4시에 나올 확률이 희박할 것으로 보여 범어네거리에서의 야외응원은 힘들다."고 밝혔다.
그는 또 "하지만 우리나라가 16강에 진출할 경우 이후의 경기는 범어네거리에서 야외 응원전을 계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오는 19일 프랑스전과 24일 스위스전에는 수성구 대구월드컵경기장 서편광장과 달서구 두류공원야구장, 중구 국채보상운동공원에서 각각 거리응원전이 열릴 예정이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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