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시립무용단 정기공연 '꼭두각시'

'나에게도 꿈이 있었는가?' 대구시립무용단 22·23일 오후 7시 30분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극장에서 선보이는 제49회 정기공연 '꼭두각시'가 던지는 질문이다.

'꼭두각시'는 스스로 움직일 수 없고 누군가의 조종에 움직이는 인형. 습관처럼 일상을 살아가고 또 마치 개미군단처럼 우르르 몰려왔다 사라지는 삶 속에 점차 자신을 잃어가는 현대인을 빗댔다.

배경은 지하공간. 지하철을 오르내리는 사람들은 중산층이라는 마스크를 '꼭두각시'처럼 살아간다. 지하철 문이 닫히면 한 무리들이 모이고, 거기서는 지상과는 다른 또 다른 삶의 법칙을 적용받으며 살아간다. 막혀있는 사방, 이는 일상의 권태다. 여기에 나타난 소녀 직녀. 그녀는 조종당해지는 막연한 삶이 아니라 강을 거슬러 오르려하는 연어처럼 자신의 삶과 자유를 지키려한다. 스스로 꿈도 사랑도 성공도 지배하며 살아가는 것. 일상의 반란이 시작된다.

최두혁 예술감독은 "비록 세상은 바뀌지 않을 지도 모르지만 자신의 삶을 지키려는 자들에 의해서 희망은 언제나 존재한다"며 "시대를 아프게 사는 사람들을 선별하고 그들 삶의 모놀로그를 훔쳐봄으로써 삶의 해답을 얻고자 했다"고 말했다.

주제만 보면 무겁지만 그것을 풀어내는 방식은 오히려 가뿐하다. 단순히 신체적 형상에만 치우치지 않고 대중적인 요소를 많이 첨부했다. 라이브 밴드의 연주가 경쾌함을 준다면 테너 김성수, 소프라노 손현진 등 성악가들이 부르는 노래들은 감미롭다.

22일에는 개그맨 홍록기가 지하세계의 또 다른 권력자인 주술사역으로 얼굴을 내비친다. 시립무용단 단원들이 뮤지컬 '미스 사이공'의 'I still believe'를 직접 선보이기도 한다.

3천~5천 원. 053)606-6318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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