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네티즌의 소리] 붉은악마 기업후원 거부 선언

'붉은악마'가 최근 '신 붉은악마 선언문'이란 공지를 통해 이제껏 축구팬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어왔던 기업 후원 등에 대한 입장과 향후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붉은 악마가 대의원 회의를 통해 의결 공지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기업체 등 어떤 집단의 금전적 후원을 받지 않는다 △서울 대학로에 위치한 축구쉼터를 폐쇄한다 △머플러 판매 등 수익 사업도 하지 않는다 △운영비 4억원과 축구쉼터 보증금 등 모든 금전적 재산을 기부한다.

붉은악마의 이번 선언에 대해 많은 네티즌들은 '용기있는 결정'이라며 환영하고 있다. 그동안 상업적으로 비춰졌던 붉은악마의 모습에 염증을 느꼈다는 네티즌들의 환호성이다. 온라인 여론조사에서도 70% 이상이 이에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왜 이제와서 이런 선언을 하느냐"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긴축 운영으로 인한 게시판 폐쇄, 대형 태극기와 카드섹션 응원에 대한 재검토 등은 응원문화를 후퇴시킬 것이라며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 응원이라는 게 사실 스스로가 좋아서 하는 것 아닌가. 우리가 못가니까 그 사람들을 대신 보내는 게 아니고, 그 사람들이 거기까지 가서라도 응원을 하고 싶으니까 가는 것 아닌가. 그 정도 비용이나 시간을 대가로 치르고도 응원하는 게 좋은 사람들이 모여서 붉은 악마가 된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상업적으로 이용되거나 많은 사람들을 기업의 광고 앞에 노출시키기 위한 방법으로 사용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본다. (김재랑님)

◇ 거리응원에 기업들의 입김이 세지면서 시민들의 자유로운 응원이 제한되는 부작용이 생겨났다. 최근에는 사람들이 기업 때문에 따로따로 응원전을 펼치기도 하는 등 우려가 많아졌다. 기업의 후원이야 좋지만, 단순히 응원도구에 로고를 새겨파는 정도로 그치면 좋겠다. 순수한 응원문화가 변질되지 않도록 지나친 개입은 피해주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솔직히 4년 전에 비해 불순한 의도가 다분히 보인다. 후원이라는 명목하에 지난번과는 다른 모습이 많이 나타나서 안타깝다. (슈퍼볼님)

◇ 한국과 토고전을 보면서 경제적으로 힘든 토고 선수들은 나라와 개인의 영광보다는 현실적인 금전과 몸값을 택하는 사례를 보아왔다. 그러나 우리는 그와 반대로 돈보다는 명예가 우선이다. 그것은 나라의 경제적인 여유와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우리 선수들이 열심히 뛰고 붉은 악마들이 열심히 응원하고 국민들이 열광할 수 있는 것은 다 하나된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붉은 악마들이 세계속의 '대~한민국'을 응원하기 위한 '도구', 과연 그게 무엇일까. 후원도 하나의 '도구'라고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kdsp21님)

◇ '붉은 악마' 당신들은 우리에게 꿈과 희망을 주었다. 그때 그 응원들 아직까지도 가슴 속에 불타오르고 있다. 대형 태극기를 펄쳐든채 목청 높여 '대~한민국'을 부르짖게 한 당신들, 절대 잊지 못한다. 그런데 선수들에게 힘을 북돋워 주기위해 멀리까지 국민을 대표해서 가는 사람들 도움 좀 받으면 어떤가. 개인 사비 내는 것도 한계가 있다. 붉은 악마의 존재가 커지니까 후원한답시고 그걸 이용해 먹으려는 사람들이 잘못된거지.... (하인켈님).

조향래기자 bulsaj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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