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월드컵이 사람잡네"…새벽 응원 '묘수' 백태

직장인 백재연(29·여·대구 수성구 지산동) 씨는 월드컵 한국-프랑스전이 열리는 19일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했다. 한데 모여 시간을 보내다 경기를 시청한 뒤 각자 직장으로 출근하자며 한 친구가 아이디어를 냈기 때문.

백 씨는"출근부담도 줄이고 함께 하는 응원의 맛도 즐길 수 있어 1석 2조"라며 "24일 스위스 전에도 집에 모여 응원전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19일과 24일 오전 4시에 열리는 프랑스 전과 스위스 전을 앞두고 한국팀을 응원하기 위한 '비책'이 속출하고 있다. 거리응원을 나가겠다는 열혈 축구팬부터 특별 스케줄을 짜는 직장인들까지 다양한 단체응원 아이디어 짜내기에 고심하고 있는 것.

찜질방에 일찌감치 모여 잠시 눈을 붙인 뒤 경기를 보고 바로 출근하겠다는 직장인들이 '주류 아이디어맨'으로 부상하고 있다.

회사원 이형인(31·대구 동구 신천동) 씨는"일요일인 18일 저녁에 근처 찜질방에서 친구들과 놀다가 프랑스 전을 시청하기로 했다."며 "아침 식사도 근처에서 해결할 수 있고 출근 준비도 쉬워 모두 동의했다."고 전했다.

젊은 직원들이 대부분인 IT 업계에서는 아예 정오 이후로 출근시간을 조정하는 회사들이 적지 않다.

모바일업체에 근무하는 김상호(32·대구 달서구 상인동) 씨는"출근 시간이 평소보다 3시간이나 늦춰진 덕분에 마음 편하게 프랑스 전을 응원할 수 있게 됐다."며"회사 근처에서 5, 6명이 모여 놀다가 프랑스전을 함께 응원한 뒤, 출근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일찌감치 잠자리에 들어 충분한 수면을 취한 뒤 반드시 경기를 지켜보겠다는 시민들도 많다.

회사원 최대영(31·대구 수성구 신매동) 씨는 "저녁 8시쯤 잠자리에 들었다가 경기시간 10분 전에 일어나 경기를 본뒤 곧장 출근하겠다."며"업무에 지장을 줄이려면 초저녁부터 잠을 자야할 형편"이라고 말했다.

열성 축구팬들은 월요일 새벽 시간대에도 거리응원을 즐긴 뒤 출근한다는 계획을 세우는 사례도 많다. 한영숙(34·여) 씨는"오전 4시에 월드컵 경기장 서편 광장에서 함께 응원한 뒤 차안에 준비해둔 옷을 갈아입고 곧바로 출근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학생 박수진(23·여) 씨는"친구들과 프랑스전 전날 11시쯤 호프집에서 만나기로 이미 약속했다. 다음날 수업도 없기 때문에 여유 있는 상태에서 경기를 200% 즐기겠다"고 전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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