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호림박물관 소장 국보·보물 총출동

국내 3대 사립박물관 중 한 곳으로 꼽히는 호림박물관 소장품 중에서도 국보 8건 16점과 보물 44건 49점을 포함한 명품 130여 점이 한자리에 모인다.

성보문화재단 호림박물관(관장 오윤선)은 박물관 자체 소장품 중 각 분야 명품 중의 명품만을 선별한 '호림박물관 소장 국보전'을 23일 개막해 8월말까지 계속한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2개 주제로 구성한다. 1주제 '현재의 국보'에서는 국가지정 문화재 65점을 모았으며, 2주제 '미래의 국보'는 서울시유형문화재 지정품을 비롯해 국가지정 문화재에 준하는 명품을 위한 자리다.

닭모양 토기(鷄形土器)와 집모양 토기(家形土器), 배모양 토기(舟形土器)를 비롯한 초기철기시대와 삼국시대에 제작된 토기류를 필두로, 청자·백자·분청사기로 삼분되는 도자기류, 불상·불화·사경(寫經) 등의 불교미술, 초조대장경을 비롯한 전적류가 관람객을 맞는다.

청자류로는 순청자(純靑磁)로서 비색과 곡선미가 일품인 청자음각연화문팔각장경병(靑磁陰刻蓮花文八角長頸甁. 보물 1454호), 비색 위에 화려한 상감문양을 베푼 청자상감운학국화문병형주자(靑磁象嵌雲鶴菊花文甁形注子. 보물 1451호), 그리고 청자상감운학모란문장고(靑磁象嵌雲鶴牡丹文杖鼓)가 출품된다.

철화청자(鐵畵靑磁)에 속하는 청자철채각기퇴화연당초문장고(靑磁鐵彩刻地堆花蓮唐草文杖鼓)는 이런 청자류로는 유일한 실물에 속하며 이번에 처음으로 공개된다.

분청사기류 출품작 중 분청사기상감모란당초문호(粉靑沙器象嵌牡丹唐草文壺. 보물 1068호)와 분청사기상감파어문병(粉靑沙器象嵌波魚文甁. 보물 13455호)은 시원스럽고 대담한 문양이 돋보인다. 분청사기각기연어문편병(粉靑沙器刻地蓮魚文扁甁. 국보 179호)과 분청사기철화당초문(粉靑沙器鐵畵唐草文) 장군(보물 1062호) 등은 분청사기가 이룩한 예술적 정취를 보여주는 작품으로 평가된다.

백자반합(白磁飯盒. 보물 806호)과 유개 백자주자(有蓋白磁注子. 국보 281호)는 순백의 아름다움이 돋보이는 순백자(純白磁)이며, 청화백자(淸華白磁) 쪽에서는 유개 백자청화매죽문호(有蓋白磁淸華梅竹文壺. 국보 222호)가 백색 위에 펼쳐진 푸른 문양의 아름다움을 뽐낸다.

불교미술에서는 고려시대 작품들인 금동탄생불(보물 808호)과 금동대세지보살좌상(金銅大勢至菩薩座像. 보물 1047호)이 명품 중의 명품이다. 이 중 청동소탑(靑銅小塔)은 각 부분이 완벽하게 남아있다. 고려시대 불화인 지장시왕도(地藏十王圖. 보물 1048호)는 화사한 색감과 섬세한 묘사가 돋보인다.

사경 코너에는 백지묵서묘법연화경(白紙墨書妙法蓮華經) 권1~7(국보 211호)과 감지금니대방광불화엄경(紺紙金泥大方廣佛華嚴經) 권37(보물 754호), 감지은니대방광불화엄경(紺紙銀泥大方廣佛華嚴經) 권34(보물 751호), 감지금니대방광불화엄경보현행원품(紺紙金泥大方廣佛華嚴經普賢行願品) 권34(보물 752호)가 선보인다. 이 중 백지묵서묘법연화경은 한 질이 온전하게 남은 보기 드문 실물이며 '보현행원품'은 현존하는 사경 중 가장 화려하다고 평가된다.

실물이 드문 조선시대 사경도 출품된다. 감지은니묘법연화경(紺紙銀泥妙法蓮華經) 권1~7이 그것이다. 완질인 이 불경은 감지 바탕 위에 금니(금가루)로 글씨를 정성스럽게 쓴 것으로, 이는 1764년에 당시 저명한 화승(畵僧)인 신겸(信謙)이 제작했다.

전적류 또한 출품작 면면이 화려하다. 초조대장경(初彫大藏經)은 국내에는 200여 축이 남아있다고 알려져 있으나, 그 대부분이 호림박물관 소장품이다. 초조대방광불화엄경(初彫大方廣佛華嚴經) 권2와 75(국보 266호), 초조본아비달마식신족론(初彫本阿毗達磨識身足論) 권12(국보 267호), 초조본아비담비파사론(初彫本阿毗曇毗婆沙論) 권11·17(국보 268호), 초조본불설불공삼매대교왕경(初彫本佛說不空三昧大敎王經) 권6(국보 269호)이 그것이다.

호림박물관은 개성 출신 사업가인 윤장섭(尹章燮. 84) 씨가 출연한 유물과 사재를 토대로 82년 10월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개관했다가 99년 5월에 지금의 관악구 신림동으로 옮겨 재개관했다. 연면적 1천400평의 지하 1층, 지상 2층 건물에 4개 상설전시실과 1개 기획전시실 등을 갖추고 있다. 호림(湖林)은 윤장섭 씨의 호. ☎02-858-2500, 3874.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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