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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열풍…섬유업체 '즐거운 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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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16강으로!"

태극전사들이 지역 산업현장의 사기도 끌어올리고 있다. 월드컵 열풍으로 거리 응원객이 폭증, 티셔츠 생산업체가 '호황'을 맞이한 것. 지역 섬유업체들은 우리 대표팀의 16강 진출이 이뤄지면 더 많은 수요가 일어날 것으로 보고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대구 서구 이현동의 스포츠웨어 전문업체인 ADC. 이 곳은 재고를 쌓아 두는 창고가 텅텅 비어 있다. 월드컵을 맞아 '붉은 티셔츠'가 불티나게 팔려 나가버렸기 때문이다.

이 회사가 만든 붉은 티셔츠는 이달 초부터 본격적으로 시판에 들어가 2 주일만에 2천 장이 팔렸고, 20일 현재 1만 장이 나갔다. 대단한 판매고를 올렸다고 회사 내에서도 판단하고 있을 정도다.

올 해 매출상승이 두드러진 이유는 월드컵 특수도 있었지만 붉은악마라는 세계 최고의 응원단이 준 아이디어도 큰 몫을 했다. 열렬한 응원을 하는 붉은악마를 보면서 '기능성 티셔츠'를 생각해 냈던 것이다.

"축구선수들만 통풍이 잘 되는 유니폼을 입으란 법은 없죠. 붉은악마도 12번째 '선수'잖아요." 이 곳 배상직 이사는 붉은악마를 보고 기능성 티셔츠를 만들어 냈다고 말했다. '에어쿨(Aerocool)' 소재의 옷이 그래서 탄생했다.

시중에 판매되는 대다수 붉은 티셔츠 원단은 면이지만 이 업체는 기능성 소재인 '에어쿨'로 옷을 만들었다. 에어쿨은 통풍이 잘 돼 여름용 기능성 속옷이나 등산복에 많이 활용되는 소재.

일반 면 티셔츠는 땀에 젖으면 옷이 몸에 달라붙는 반면, 에어쿨 소재의 티셔츠는 통풍효과가 뛰어나다. 면 티셔츠에 비해 가격은 곱절 비싸지만 항상 뽀송뽀송하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이 회사 직원들은 "축구 때문에 자꾸 숙제가 생긴다."고 즐거운 고민을 털어놓았다. 한국대표팀이 좋은 성적을 거둘수록 붉은 티셔츠의 판매량이 늘어나고 있는 것. 우리나라 대표팀이 16강에 오르면 적어도 3천 장 가량은 더 팔릴 것으로 회사 측은 내다보고 있다.

지난 2002년에도 2만 장의 붉은 면 티셔츠를 만들었으나 한국이 4강까지 가면서 더 많은 수요가 발생, 5만 장을 팔았던 기억이 있다고 이 회사 관계자들은 전했다. 한국대표팀이 승승장구한다면 현재 재고량으로는 넘쳐날 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는 것.

물량이 달리는 바람에 정작 본사 직원들도 생산제품을 입어보지 못했다. 옷도 챙겨두지 못했지만 한국 대표팀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어 행복한 고민에 빠진 셈이다.

배 이사는 "태극전사들이 프랑스와 비기는 등 갈수록 좋은 성적을 거두는 바람에 생산을 더 늘려야 할까 고민"이라며 "태극전사가 좋은 성적을 올리면 기분도 좋고, 회사도 잘 되니 올 해만큼 즐거운 해가 없다."고 웃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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