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이좋은 새끼 멧돼지와 발바리

"세상에 이런 일이..."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새끼 멧돼지와 어미개 발바리가 1개월 째 사이좋게 동거하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강원도 양양군 서면 오색1리 문명자(62.여)씨가 키우는 발바리 '갑순이'와 1개월 전에 어디선가 갑순이가 데리고 온 새끼 멧돼지 '돌이'.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이들은 한달 째 함께 먹고, 자고, 나들이 다니는 등 어미와 자식이자 친구사이다.

이들 둘의 만남이 시작된 것은 대략 지난 달 중순께.

문씨에 따르면 개를 무척 좋아해 서울에서 오색리로 이사를 오면서 기르던 진돗개 한 마리를 데려온 데 이어 양양읍 한 주유소에서 검은색 애완견 한 마리를 구입해 키웠다.

그리고 지난 해에는 양양읍 시장을 나갔다 버려지다시피한 발바리 한 마리를 발견, 측은한 마음이 들어 개장사의 허락을 받고 데려왔으며 주변이 온통 산이라 3마리 모두 그냥 풀어 놓고 길렀다.

그런데 서울에서 데려온 진돗개가 산짐승에 먹혔는지 어느날 갑자기 사라졌으며 이에 갑순이가 이 진돗개를 찾으려는 듯 온 산을 헤집고 돌아다는 것이 자주 보였다.

그러던 어느날 이웃 주민이 갑순이가 이상한 동물을 하나 데리고 다닌다고 귀띔해 자세히 확인해 보니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새끼 멧돼지였다.

이 새끼 멧돼지는 갑순이를 하루종일 따라 다니는 것은 물론 저녁이면 집에까지 들어와 함께 밥을 먹고 잠을 자기도 했다.

갑순이는 먹이를 먹은 새끼 멧돼지 주둥이에 묻은 찌꺼기를 혀로 핥아 닦아주는가 하면 잠잘 때 품속을 귀찮게 파고 들어도 성가신 기색 하나 없이 보살피며 젖까지 물려주고 있다.

처음에는 문씨가 다가가면 멧돼지가 도망치기도 했으나 한 달이 지난 지금은 손으로 만져도 도망가지 않을 만큼 친해졌다.

물론 갑순이와 함께 사는 다른 애완견까지 이 멧돼지를 자식인 냥 돌봐주고 있다.

문씨는 "갑순이가 어디서 '돌이'를 데리고 왔는지 도무지 모르겠다"며 "어미를 잃어 버린 '돌이'가 갑순이를 어미로 알고 따라다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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