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후 대구 동구의 한 아파트 벽면. 대형스크린이 걸려 있었다. 이 곳은 월드컵 한국대표팀 박주영 선수가 사는 동네. 24일 스위스전에서도 동네 주민들은 "박주영"을 한목소리로 외칠 것이라고 했다.
이 동네 주민 오장환(38) 씨는 "'박주영은 이제 월드컵에 출전하지 않는다.'는 얘기도 있지만 우리 동네 사람들은 절대 그 말을 믿지 않는다. 주영이가 반드시 마지막 경기에 나올 것이고, 골을 넣을 것이고, 16강에 올라 화려한 경기를 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믿음이 있기에 월드컵 시작과 함께 내건 스크린을 아직 떼지 않았다는 것.
이웃 김선수(40) 씨도 "한국팀이 공격적인 경기를 펼치지 못해 답답했다. 이제 '해결사' 박주영 선수가 그라운드를 밟으면 상황이 바뀔 것이다. 주영이가 월드컵 무대에 오를 날을 동네 주민들이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고 기대했다.
'대구의 아들' 박주영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다. "이제 벤치 워머(bench warmer·후보선수'는 그만"이라는 호소를 하고 있는 것. 인터넷에서도 '박주영'이 인기 검색어가 되고 있다.
"1998년 이동국이 네덜란드 전에서 19세의 나이로 깜짝 데뷔했던 것처럼, 한국 축구의 미래를 내다본다면 박주영이 짧은 시간이라도 나와 뛰는 것이 바람직하다."
"스위스 대표팀의 주축은 지난 2005 네덜란드 세계청소년축구대회 멤버로, 스위스를 상대해본 경험이 있는 박주영이 마땅히 나와야 한다."
"영리한 선수인만큼 어시스트엔 일가견이 있다. 섀도우 스트라이커로 활용해야 한다." 등의 의견이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다.
박 선수의 모교인 청구고 정규창(60) 교감은 "독일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 박주영 선수가 위기의 본 프레레호를 구해내지 않았느냐."면서 "결정적인 때에 빛을 발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번 주말의 각본없는 드라마는 박주영 선수가 주인공이라는 것.
박 선수를 반야월 초교에서 축구명문 청구중학교로 데려온 은종복(39) 교사는 "역량을 갖고 있는 선수지만 기회가 없었다."면서 "스위스 전 경험도 있어 박 선수가 출전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지금껏 못 뛴 것을 반드시 만회할 것"이라고 믿음을 보냈다.
한결같은 믿음엔 박 선수의 교회 교인들도 마찬가지. 대구 동광교회 예상희(35) 씨는 "주영이가 위기 때마다 신앙을 통해 극복했으며 믿음이 강한 선수인만큼 이번 경기에 반드시 출전, 한 몫 해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선수의 작은 아버지 박수용(46) 씨 가족들은 "지금껏 나오지 못해 아쉬웠다.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해 마음 고생도 있었겠지만 주영이는 충분히 이겨낼 아이"라고 말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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