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당받은 토고, '늙은 수탉' 잡아줄까

'마음도 비웠고 보너스 문제도 해결됐다. 프랑스를 잡아 자존심을 회복한다'

독일월드컵 최대 '뉴스메이커' 토고 축구대표팀이 24일 오전 4시(이하 한국시간) 독일 쾰른 월드컵경기장에서 '노쇠한 아트사커' 프랑스와 G조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른다.

토고로서는 프랑스전이 독일월드컵 마지막 경기다.

아프리카 지역예선에서 한.일 월드컵 8강팀인 세네갈을 넘어 월드컵 본선에 첫 진출, 다시 한번 아프리카팀 이변 연출을 꿈꿨지만 선수-축구협회 간 출전 수당 갈등과 오토 피스터 감독의 갑작스런 사퇴 등으로 내분을 겪으며 각국 취재진의 각별한 관심을 받았고 1, 2차전에서 한국과 스위스에 모두 져 이미 탈락이 확정됐다.

하지만 마지막 경기인 만큼 선수들의 각오는 남다르다. 프랑스전에서 반드시 승리를 챙겨 나름대로 명예롭게 퇴장하겠다는 것.

선수들은 지난 19일 밤 스위스와 2차전에서 패한 뒤 "프랑스전을 꼭 이겨야 한다. 이는 자존심이 걸린 문제", "우리의 진가를 보여줘 프랑스가 실망하도록 하겠다", "프랑스와 경기는 우리의 꿈을 실현할 수 있는 기회다. 그들을 깜짝 놀래게 하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최근 국제축구연맹(FIFA)이 토고 선수들의 출전 수당을 현금으로 미리 주기로 한 것도 사기를 높이고 있다.

토고가 프랑스를 꺾거나 비긴다면 한국으로서는 더할 나위 없이 기쁜 일. 이 경우 한국은 스위스와 3차전에서 지더라도 16강에 진출할 수 있다.

프랑스로서는 2002년 대회 때 세네갈에 발목을 잡히며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악몽이 되풀이될 수도 있기 때문에 토고전이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반드시 이겨야 16강에 갈 수 있고, 같은 시간 하노버에서 열리는 스위스-한국전이 무승부로 끝나면 골득실을 따져야 할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이기더라도 두 골 차 이상으로 승리해야 한다.

플레이메이커 지네딘 지단과 왼쪽 풀백 에리크 아비달이 경고 누적으로 토고전에 뛸 수 없다는 것도 악재다.

노쇠한 지단이 체력에 문제를 보이며 예전 같은 기량을 보이지 못하고 있지만 경기 전반을 풀어가는 능력이나 정교한 볼 배급 등에서는 여전히 위협적이기 때문이다.

아비달의 공백은 박지성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동료인 미카엘 실베스트르가 메울 수 있지만, 상대에게 상당히 위협적이었던 아비달-플로랑 말루다-티에리 앙리로 이어지는 공격 루트를 펼칠 수 없다.

어쨌든 아프리카 복병 토고가 악재가 겹친 노쇠한 프랑스를 꺾으면서 자신의 첫 월드컵 무대에서 구길 대로 구긴 체면을 회복하는 동시에 한국에도 낭보를 전해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