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 직장인들에게 가장 큰 고민은 육아문제이다. 안심하고 아이를 맡길 수 있는 사내 보육시설 설치를 원하는 직장인들이 많지만 지역에서 사내 보육시설을 설치한 사업장은 적다. 사내 보육시설 설치는 강제성이 없는 데다 설치를 하더라도 정부 지원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여성인력 활용과 저출산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사내 보육시설 설치를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맞벌이 최대 고민 '육아'
육아문제로 맞벌이를 포기하는 직장인들도 많다. 성서공단내 한 제조업체에서 근무하는 신모(34·대구 동구 지묘동) 씨는 아이가 태어나면서 부인은 아이 양육을 위해 다니던 직장을 그만뒀다. 신씨는 "부모님에게 아이를 맡길 처지가 안 되는 데다 사설 보육시설이 워낙 비싸기 때문에 맞벌이를 포기했다."면서 "직장 내에 보육시설이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기혼여성 구직자가 증가하면서 사내 보육시설 설치를 원하는 목소리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인크루트에 따르면 2003년부터 2005년까지 자사에 이력서를 신규로 등록한 구직자를 분석한 결과, 연간 새로 취업시장에 유입된 기혼여성 구직자 수는 2년새 87.4%가 증가했다. 이는 극심한 취업난을 겪고 있는 20대(79.8%)를 7.6% 포인트 앞지른 것이며, 전체 구직자 증가율(63.4%)보다도 23.9% 포인트 높은 것이다.
이에 따라 지역에서도 직원들의 복지를 위해 보육시설을 갖춘 사업장이 생겨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제자리 걸음에 머물고 있다.
지난 21일 경북 경산시 남천면에 위치한 미광콘택트렌즈. 이 업체는 지역 제조업체로서는 드물게 지난 2004년 직장내에 보육시설을 설치했다. 보육교사 2명이 직원 자녀 6명을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근무시간 동안 돌보고 있다. 이 업체는 전체 직원 150명 가운데 100명이 여성이다. 여직원들에게 육아문제 고민을 덜어주기 위해 회사를 이전하면서 보육시설을 설치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보육교사 박성화(27·여)씨는 "직원들이 안심하고 아이를 맡길 수 있기 때문에 인기가 좋다."면서 "현재는 아이들이 적지만 신생아라도 직원들이 맡긴다면 돌봐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업주의 인식전환 필요
정부는 상시 근로자 500인 이상 또는 여성근로자 300인 이상 기업에게 사내 보육시설을 설치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지역 제조업체들에게 사내 보육시설은 '그림의 떡'이다. 경기 침체와 협소한 사업장으로 인해 사내 보육시설을 설치한 곳은 많지 않다.
대구종합고용안정센터에 따르면 대구경북지역의 경우 의무설치 대상 기업 64곳 가운데 보육시설을 갖춘 곳은 8곳으로 12.5%에 불과하다. 이는 전국 평균 설치율인 22%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의무 보육시설 설치 대상 사업장이 아니지만 지역에서 사내 보육시설을 갖춘 곳은 14곳이다.
기업들이 직장내 보육시설 설치를 망설이는 이유는 강제성이 없는 데다 실제 설치를 해도 정부 지원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현재 정부는 사내 보육시설을 설치하면 시설건립비 1억 원과 보육교사 한 명 당 80만 원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기업들은 이같은 정부지원이 전체 운영비에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사내 보육시설을 설치했다가 문을 닫는 업체도 생겨나고 있다.
대구종합고용안정센터 한 관계자는 "장애인 의무고용제와 달리 사내 보육시설 설치는 제재수단이 없기 때문에 기업들이 소극적"이라면서 "여성인력 활용과 저출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사내 보육시설 설치에 대한 정부지원 확대와 기업주들의 인식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
김민석 "벌거벗겨진 것 같다는 아내, 눈에 실핏줄 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