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강경주의자들은 독일 월드컵을 "서구 세력의 부패한 쇼"라고 비난했지만 경기가 진행되면서 이들도 아랍국의 승패에 연연하는 등 대회 열기에서 예외가 되지 못하고 있다고 AFP 통신이 25일 보도했다.
한 이슬람인은 조별 리그전이 시작되기 전 동료 무슬림에게 "무슬림 젊은이들을 부패시키고 그들의 관심을 지하드(성전)로부터 다른 곳으로 돌리려는 음모"라고 월드컵을 비난했다.
다른 이슬람 신자는 월드컵이 무슬림의 마음과 영혼을 장악하기 때문에 군사 전쟁보다 더 나쁜 문화적 침입 행위라고 비판했다.
하마드 알-알리란 이름의 쿠웨이트 부족장은 자신의 웹사이트에 올린 글에서 "우리의 민족이 밤낮으로 외국 적들에 의해 죽임을 당하는 동안 부패한 TV 채널을 보는 것은 부정한 행위"라고 규정했다.
일부 이슬람주의자들은 매춘부 수천명이 독일로 몰린다는 보도를 언급하면서 '매춘 컵' 대회를 보이콧하자고 촉구했다.
아부 하이탐 이란 이름의 인물은 "우리의 형제들이 십자군과 유대인에 의해 학살당하는 동안 우리의 젊은이들이 아편 같은 축구 경기를 과도하게 방영하는 TV 화면에 눈길을 고정하게 될 것"이라며 '이교도 선수들에 대한 우상숭배', '성전으로부터 다른 곳으로 무슬림의 주의를 돌리는 행위' 등을 월드컵 관련 12가지 죄악으로 지목했다.
알-카에다와 가까운 무장 대원들은 인터넷 사이트에 자신들만의 '월드컵 비디오'를 올리기도 했다.
이들은 팔레스타인 땅에서 자행되는 학살과 고문 광경은 물론 미국에 대한 9.11 공격과 관련된 영상들, 관타나모 수용소및 이라크내 아부 그라이브 수용소 등에 관한 영상들을 게재했다.
그러나 이런 강경 분위기 속에서도 월드컵 관련 인터넷 사이트들에는 아랍국의 승패에 희비를 표출하고 이슬람 종파간의 적대감을 드러내는 글들이 많이 올라 이슬람인들도 역시 월드컵을 외면할 수 없는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사드 알-위시란 이름의 네티즌은 자신이 극단주의자이긴 하지만 시합들을 보는데 문제 의식을 느끼지 못하며 월드컵 보이콧 촉구는 실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수니파 이슬람인은 시아파 다수국가인 이란이 멕시코에 1대3으로 패배한 뒤 시아파를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
가나가 체코에 2대 0으로 승리한 뒤 이스라엘 국기를 흔들어 보인 가나 수비수 존 판칠에 대한 비난도 쏟아졌다. 판칠은 이스라엘 클럽팀에 소속된 이유로 이 같은 자축 세리머니를 했었다.
칼레드 알-하니란 이름의 이슬람인은 지난주 사우디아라비아팀이 우크라이나팀에 0대4로 대패한 뒤 "수십억 달러를 투자했는데도 결과는 아무 것도 없었다"고 비판하면서 "이런 막대한 돈은 세계 최대 부국에서 돈 몇푼을 벌려고 노예처럼 일하는 사우디인들에게 갔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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