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독자마당-노인 재소자 교도소 건립해야

교도소 재소자들도 고령화됐다. 이는 고령화 사회가 급속도로 진행돼 경제 활동에서 은퇴한 노인층이 생계를 위해 범죄를 저지르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대검찰청이 발간한 범죄분석자료를 보면 60세 이상 노인범죄가 1995년 3만 2천여 건에서 2004년 6만 7천여 건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전체 범죄자 중 노인범죄의 비율도 같은 기간 17%에서 10%포인트 이상 늘어난 29%를 기록해 또 다른 노인문제로 대두됐다.

노인 재소자 증가는 부족한 의료체계로 연결돼 더욱 심각하다. 전국 47개 교도소와 9개 구치소에 수감돼 있는 60세 이상 노인은 2004년 현재 900여 명으로 1995년 500여 명에 비해 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지난해 전국 교정시설에 배치된 의사 수는 정원 88명에 크게 못 미치는 65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노인 재소자들은 몸이 아파도 제때 치료받지 못해 병을 키우는 실정이다. 지난해 지방의 어느 교도소를 출감한 노인들이 "병을 얻어 가는 곳"이라고 지칭하면서 "그렇게 열악한 상황에서도 죽는 사람이 없다는 게 신기할 정도"라고 한 말이 과장은 아닐 것이다.

의사들이 야간 당직 근무를 하지 않아 밤새 교도소에서 발생하는 응급상황에 곧 바로 대처하기 어렵다. 뿐만 아니라 노인 재소자의 경우 단순 감기에서 폐렴으로 악화되거나 낙상 사고로 인한 골절상 등도 없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가 올 하반기 경북 경주에 노인전용 교도소를 설립할 예정이었으나 노인 재소자의 상당수가 수도권에 수감돼 있다는 이유 등으로 아직 예산조차 편성하지 못 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인 재소자를 위한 교화 프로그램이 전무한 것도 문제점이다.

노인 재소자들을 열악한 환경에 계속 방치할 수는 없다. 교도소 의료 및 수용시설 개선은 재소자 인권보호와 더불어 민주국가 교도 행정의 기본이다. 노인 재소자 전용 교도소 설립을 재추진하기 바란다.

김승기(대구시 중구 동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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