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보존 대 개발"…앞산 놓고 또 '시끌'

다목적공원 2곳 계획…"마구잡이 결정 반대한다"

대구 앞산을 낀 남구청과 달서구청이 산림을 들어내고 낸 뒤 대규모 다목적공원과 체육공원 등을 잇따라 조성키로 하자 환경단체들이 자연훼손이라며 반발, '보존이냐, 개발이냐' 논란이 일고 있다.

대구 달서구청은 "달서구 송현동 앞산 자연공원 내 2만 500여평에 2009년 또는 2010년 완공을 목표로 다목적 체육공원을 짓기로 했다."고 28일 밝혔다. 89억 원이 투입되는 이 사업은 지난해 9월 앞산공원 관리주체인 대구시로부터 승인을 받았다.

달서구청은 오는 8월부터 타당성 용역실시 및 결과를 바탕으로 대구 최초의 국제규격 실내빙상장(1천600평)과 인라인스케이트장, 론볼링장, 배드민턴장, 게이트볼장, 야외에어로빅장 등 체육시설(3천200평)을 조성하고 대형 식물원까지 갖출 예정이다.

구청 관계자는 "앞산 체육공원은 월배지역 대생활권 주민들을 위한 필수 시설"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대구 남구청도 지난 4월 앞산자연공원 내 대명동 산 266-1번지 빨래터 일대에 다목적공원 1단지 조성공사에 들어갔다. 28억 원이 들어가며 3천700평에 내년 2월까지 조각공원, 분수대, 빨래터 복원, 주차장, 이동식농구장, 게이트볼장이 들어선다.

남구청은 오는 2008년까지 67억 원을 추가로 투입, 2만 3천300평 규모의 다목적 공원 2단지까지 조성할 계획이다.

이에 환경단체들은 "자연공원인 앞산에 인위적 체육공원 조성은 바람직하지 않으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1990년대까지만 해도 눈 썰매장 조성계획을 백지화하고 케이블카 일부를 없애는 등 앞산 생태 복원정책을 펴 왔던 대구시가 갑자기 앞산개발을 마구 허가해 주고 있다며 대구시를 비난했다.

이들은 또 대구시가 자연공원에 체육공원을 짓기 위한 공원계획 변경 과정에서 공론화 과정도 거치지 않은 채 마구잡이 결정을 내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문창식 운영위원장은 "대구시가 앞산 보전원칙을 분명히 해야 한다."면서 "모든 개발에 반대하자는 것이 아니며 꼭 필요한 경우에 한해서라면 시민 여론 수렴을 통해 개발 계획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영남자연생태보전회 류승원 회장도 "나무와 숲, 흙이 사라지면 생태 환경에 미칠 악영향은 불보듯 뻔하다."며 "앞산자연공원은 250만 대구시민 전체를 위한 공간이라는 점에서 당장의 개발 이익에 매달려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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