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부적응 학생 위한 '대안학교' 9월 대구서 첫 개교

지난 해 출석일수를 채우지 못해 학교로부터 유급 통보를 받았던 중학생 김모(16) 군. 한 동안 거리를 방황하던 김 군을 다독여 다시 학교로 돌려보낸 것은 상담봉사자들이 운영하는 대구시내 한 '대안교실'이었다. 김 군은 "이 곳이 없었다면 졸업도 못한 채 사회부적응자가 될 뻔 했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김 군처럼 유급 또는 퇴학처분을 받은 학교부적응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도시형 대안학교가 오는 9월 대구에서 처음으로 문을 연다.

(사)대구청소년대안교육원은 20일 오후 대구명덕초교에서 열린 창립총회에서 '도시속 작은 학교'(가칭) 설립을 위한 발기인 대회를 가졌다.

최해룡(53·경상공고 교사) 준비위원장은 "부적응 학생들은 그들의 좌절감을 결석이나 가출, 교우간의 괴롭힘, 범죄 등으로 표출할 수밖에 없는 한계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설립취지를 밝혔다.

한국카운셀러 대구지회 사무국장인 최 교사는 지난 3년간 대구시교육청, 대구보호관찰소 등과 연계, 상담 봉사자들과 함께 주 1회씩 부적응 학생들을 지도해 왔다.

이번에 추진되는 대안학교는 특히 '부적응 학생의 학교 복귀' 라는 측면에서 특성화 수업을 골자로 하는 기존 대안학교와 뚜렷한 차이가 있다.

올 2학기에 맞춰 문을 여는 이 학교는 중·고생 1개반 20명 가량의 소규모로 학교추천을 받아 6개월~1년 단위로 신입생을 받을 예정이며 학교가 자리잡으면 2개반 40명 정도로 학생수를 늘릴 계획.

일반 학교와 마찬가지로 전일 수업제로 운영된다. 수업은 학력부진 학생을 위한 기본교과 이외에도 인성교육 중심의 다양한 체험교육이나 검정고시 준비 수업도 하게 된다. 교사진은 현직교사, 상담전문인, 예비교사 등 10명 가량으로 꾸릴 계획이다.

김순화 대안교실 상담교사는 "사회에 대한 올바른 눈을 갖도록 하는 것이 교육목표"라고 말했고, 최 교사는 "부적응 학생들을 무조건 내몰 것이 아니라 다시 학교로 돌아오게 하는 따뜻한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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