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입양 스키선수 토비 도슨 골퍼로 전향

미국에 입양돼 스키선수로 맹활약해온 토비 도슨(27)이 프로 골프의 문을 두드린다.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스키 모굴 동메달리스트인 도슨은 콜로라도에서 발행되는 골프잡지 '콜로라도 애비드 골퍼(Colorado Avid Golfer)' 7월호와의 인터뷰에서 "과거 20년간 스키에 쏟았던 열정이 골프로 온전히 옮겨졌다"면서 "아직은 아마추어 수준이지만 앞으로 집중적으로 기술을 연마한 뒤 프로골프 무대에 도전장을 내겠다"고 밝혔다.

콜로라도주 베일의 로키스골프장에서 훈련하고 있는 도슨의 골프 실력은 1년 전 만해도 핸디캡 17이었지만 이제는 싱글 골퍼 수준으로 향상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도슨은 이번 여름이 끝난 뒤 캘리포니아주 랜초미라지로 이동, 캠프를 차리고 전문가의 지도 아래 집중적인 기술 연마에 나설 계획이다.

도슨은 "올해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지난해 여름 몸만들기를 하는 과정에서 골프를 쳤는데, 21초만에 모든게 끝나버리는 스키와 달리 4시간 동안 몰입할 수 있는 골프의 매력에 빠졌고 제2의 직업으로 골프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기 시작했다"고 골프 전향 동기를 설명했다.

앞서 도슨은 동계올림픽 직전 USA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다재다능한데, 다른 종목에서 프로생활을 한다면 무엇을 꼽겠느냐"는 질문에 '골프'라고 답했었다.

최경주를 특히 존경한다는 도슨은 "역도에서 골프로 전향, 세계랭킹 50위 안에 진입한 최경주 프로는 스키에서 전향하려는 나 보다 훨씬 대단하다. 또 LPGA 무대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한국 여자 골퍼들의 성공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알고 싶다"며 한인으로서 갖는 자연스런 궁금증에 대해서도 털어놓았다.

35년간 골프를 지도해온 로키스골프장의 톰 애플 헤드프로는 "도슨은 프로골프 무대에서 뛸 충분한 자격을 갖췄다"며 "스키에서 보여줬던 성실성과 열정, 기본적인 운동선수의 자질 등을 감안하면 프로골프 도전이 꿈만은 아니다"고 밝혔다.

현재 한국 입양아를 둔 가족들을 위한 모임인 '코리언 헤리티지 캠프'에서 상담원으로 자원 봉사하고 있는 도슨은 "아주 먼 장래엔 한국말을 배워 한국과 관련된 사업을 하고 싶은 생각도 있다"면서 "어쨌건 지금은 골프에 푹 빠져있다"고 말했다.

자신보다 11살이나 많은 레아 핼미(38) 씨와 약혼한 도슨은 "아직은 스키에서 완전히 은퇴하고 싶지는 않다"며 당분간 스키와 골프를 병행할 뜻을 밝혔고 도슨의 매니저로 활약할 약혼자 핼미 씨는 "새로운 도전을 하게 돼 기대된다"고 말했다.

자신을 낳아준 부모도 모른 채 2살때 마이크와 데보러 도슨 부부에 입양된 토비 도슨은 온갖 역경을 딛고 스키 모굴에서 크게 활약했다. 당초 이번 올림픽이 끝난뒤 친부모를 찾기 위해 한국에 들어가려 했으나 친부모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여럿 나오자 한국행을 포기했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