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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함께-서하 作 '말(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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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言)

서 하

실수로 밀어버린 소주잔이

바닥으로 떨어지며

쨍그랑

한 마디 한다

채우면 비우고

비우면 채우는 일

이력이 나서일까

그 한 마디가

그의 한 평생이다

뱁새는 둥지 트는데

나뭇가지 하나면 된다는데

생각해 보니 술잔 들고

너무 많은 말을 하지 않았나

취해서 중얼거린 말들

조각조각 칼날 되어

파르르 떨고 있네

가령 소주잔이 깨어지면서 내는 '쨍그랑' 소리를 소주잔의 '말(言語)'이라고 생각합시다. 그러면 소주잔은 깨어지면서(죽으면서) '쨍그랑', 한 마디 하는 그 순간, 유리 파편이 되는 것입니다.

처음이자 마지막인 그 '한 마디'의 말이 '조각조각 칼날 되어' 버리는 것입니다. 놀랍게도 '말'의 정체는 '칼날'이었던 것입니다. 이렇게 생각해 보면 우리가 '취해서 중얼거린 말들'이 무수한 '칼날'이었던 것입니다.

'칼날' 같은 '말'로 얼마나 그 누군가를 아프게 했을까요. 소주잔을 들고 생각해 볼 일입니다.

구석본(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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