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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벌이 부부들 이리로 오세요"…24시간 어린이집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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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오후 대구 달서구 죽전동 '별하 24시간 어린이집'. 놀이방에서 레고 놀이를 하던 여섯 살 정민(가명)이가 엄마의 전화를 받았다. "엄마 어디야? 나 집에 언제가?"

정민이가 어린이집 '식구'가 된 지는 벌써 4년째. 식당일을 하는 엄마는 주말마다 정민이를 찾아온단다. 이혼한 뒤 홀로 살림을 꾸려가느라 정민이를 매일 챙길 수 없기 때문. 그래도 24시간 아이를 맡아주는 어린이집이 있어 다행이라는 것.

이 어린이집 이인숙(45) 원장은 "학원강사나 간호사, 3교대 근무하는 부부, 자영업자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24시간 보육시설을 찾는다."며 "도저히 아이들을 맡아 기를 수 없는 부모에게 24시간 보육시설은 가정을 지킬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나 다름없다."고 했다.

맞벌이 부부나 홀 부모 가정을 위해 밤 늦도록 아이를 맡아주는 시간연장형 보육시설이 지역에서도 성업 중이다. 특히 생계 탓에 자녀를 매일 데려가기 힘든 저소득층과 홀 부모 가정들 사이에서는 24시간 보육시설이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것.

대구시에 따르면 밤 9시 이후까지 아이를 보육할 수 있는 시간연장 보육시설은 지난 2003년 2곳이었던 것이 현재 64곳으로, 3년 새 크게 늘어났다. 이 가운데 하루종일 문을 여는 24시간 보육시설은 동구 3곳, 남구 3곳, 달서구 16곳 등 24곳에 이르고 있다.

24시간 보육시설을 찾는 부모 중 대부분은 직업 특성상 24시간 교대 근무나 밤 근무가 필요한 특수 직업을 가진 저소득층이나 홀부모 가정들. 24시간 보육시설이 없다면 양육을 포기해야 하는 가정인 셈이다.

1년째 어린이집에서 생활하고 있는 지수(5·가명)·지민(4·여·가명) 남매도 그런 가정에서 태어났다. 맞벌이를 하던 부모는 아이들을 맡기기 위해 이곳저곳을 전전하다 결국 24시간 어린이집을 찾았다. 하지만 아빠가 성인오락실을 출입하면서 가산을 탕진하는 바람에 엄마와 별거에 들어갔다. 때문에 아이들은 평일에는 어린이집, 주말에는 엄마, 아빠 집을 오가고 있다.

달서구 한 24시간 어린이집 원장은 "20명의 보육 아동 가운데 10명이 홀부모 가정"이라며, "직업상 휴일이 거의 없기 때문에 몇 주 동안 아이들을 데려가지 못하는 부모들도 있다."고 했다.

근무 여건 때문에 24시간 보육시설을 찾는 맞벌이 부부도 적잖다. 학원강사로 일하는 김모(32·여) 씨는 아이를 맡아줄 수 없다는 양가 부모들의 '폭탄' 선언에 떠밀려 어린이집을 찾았다. 자정이 돼서야 아이를 데려간다는 김 씨는 "부모님께 용돈을 드리고 아이를 맡기려 했지만 어림도 없었다."며 "오후 7시 30분이면 아이를 데려와야 하는 일반 어린이집과 달리 언제라도 아이를 데려갈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했다.

김경숙(49) 달서구 민간어린이집 연합회장은 "여성의 사회 진출이 활발해지고 근무 여건이 다양해지면서 24시간 보육시설에 대한 사회적인 수요는 폭증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대구시 한 관계자도 "시간연장 보육시설 경우 여성가족부에서 지정물량을 할당하며, 지정시설에는 인건비 등을 일부 지원하고 있다."며 "지정할당이 지난해 122곳에서 올해 150곳으로 늘어나 시간연장 시설 지정을 신청하는 보육시설의 수가 앞으로 더욱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임상준기자 zzuny@msnet.co.kr

■대구지역 24시간 보육시설

시설명---주소---전화번호

둥지---동구 효목동---741-6953

초록---동구 신암동---958-1411

올챙이---동구 효목동---752-6251

다사랑---동구 검사동---984-0097

채송화---남구 봉덕동---472-3771

새롬---남구 봉덕동---473-1141

천사---남구 대명동---651-4919

하니정원---달서구 송현동---651-7286

별하---달서구 죽전동---521-0393

대하---달서구 상인동---전화번호 등록 안됨

새봄---달서구 이곡동---585-5134

은송---달서구 송현동---622-1574

동그라미---달서구 진천동---639-7739

신서호크마---달서구 신당동---582-9608

아이뜰---달서구 용산동---585-4151

아이세상---달서구 성당동---622-3081

오즈---달서구 상인동---285-9636

요셉---달서구 신당동---591-2778

은비---달서구 용산동---561-1606

초록---달서구 용산동---586-7377

코코---달서구 상인동---636-9626

푸른---달서구 이곡동---587-6878

해바라기---달서구 상인동---637-7974

행복---달서구 본동---635-4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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