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승기(洪承祺·47) 씨는 영화와 연극에 여러 번 출연한 적이 있는 배우다. 관련 협회에 회원으로 등록돼 있기도 하다. 그런데 공식 직업은 변호사, 구체적으로는 '엔터테인먼트 로이어(entertainment-lawyer)'라고 했다. 문화·예술 분야 변호사 쯤으로 해석될 수 있는데 개업한 지 16년째라고 한다.
이 분야의 소송을 맡고 있는 변호사들은 몇 년 전만 해도 극소수에 불과했으나 최근 들어 지적재산권 분야를 중심으로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이 분야를 전문분야로 특화하고 있는 경우는 몇 안되며 특히, 자신은 '자생적인' 엔터테인먼트 로이어라고 했다.
이유를 물었더니 초등학교 시절로 거슬러 올라갔다.
계성초등학교 6학년 때인 1971년 TV의 어린이 드라마에 출연한 게 계기가 됐다고 한다. 그후로 일반 드라마의 아역까지 포함, 여러 편에 계속 출연함으로써 당시 친구들 사이에서는 '스타'가 됐고, 연기자가 되겠다는 꿈을 갖게 됐다. 그러나 연기자로만 활동해서는 생계가 어려워진다는 주변 어른들 조언을 듣고 중학교 때부터는 변호사라는 직업을 갖고난 뒤 배우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는 것.
평리중학교 2학년 때 아버지가 직장을 서울에 있는 대기업으로 옮기는 바람에 전학을 한 뒤부터는 드라마 출연을 그만둬야 했다. 대신, 수업이 끝나면 극장으로 달려가 영화나 연극을 관람함으로써 연기에 대한 꿈은 계속 간직했으며 고교 때는 서울시내 고교연합써클에서 활동하면서 연극 대본을 구입, 직접 연출해 무대에 올려보기도 했다.
고려대 법학과에 진학했으나 교내의 극예술연구회 멤버로 활동하다가 친구들보다는 다소 늦은 88년, 사법시험에 합격했으며 91년 변호사로 개업해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다. 97년에는 관련 법을 더 공부하기 위해 미국 펜실베니아대학 로스쿨로 유학도 했다.
변호사가 된 후 배우 활동도 본격화, '아주 특별한 변신' '축제' '무궁화꽂이 피었습니다' 등의 영화와 장기 공연 중인 연극 '아트' 등에 잇따라 출연해 왔다. "영화인들과 대본을 놓고 토론을 벌이기를 즐기고, 그러다 보니 여성 잡지나 스포츠 신문 등에서는 별난 변호사라느니, 괴짜 변호사라느니 하는 식으로 희화화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러나 "96년 임권택 감독의 '축제' 촬영 직후 영화배우협회에 회원으로 정식 등록했고, 유학을 마치고 귀국해서도 가장 먼저 한 일이 배우협회에 가서 밀린 회비를 낸 일이었다."고 할 정도로 연기에 대한 열정은 식을 줄 모른다.
연기 외에도 서울 시내 몇몇 대학에서 문화·예술 관련법 강의를 맡아 왔으며 관련 단체들 고문 변호사이기도 하다.
서봉대기자 jinyo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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