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 지도에 자신 있는 교사도 자기 수업을 공개하려고 하면 긴장된다. 수업 뿐 아니라 자신의 어떤 모습이라도 '공개'하고 '평가' 받는 일은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 그런데 매 시간 수업을 공개하는 선생님들이 계시다. 거짓말 하지 말라고, 그런 교사가 어디 있느냐고?
수성구 수성2가에 위치한 대구동중학교. 대구시 교육청과 나란히 서 있는 학교다. 시교육청 건물에서 눈만 돌리면 동중 운동장 모습이 보인다. 그 운동장에서 수업을 하는 체육 담당 선생님들은 매 시간 공개 수업이다. 뿐만 아니라 늘 종합 장학 지도를 받는 셈이다. 시교육청의 체육 교과 담당 장학사를 비롯한 모든 장학사들이 본의 아니게 수업 참관을 할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나도 지나는 길에 우연히 수업 광경을 본다. 수업 내용이 다양하다. 구기 종목은 물론 육상, 체조 등 기초·기본에 충실한 수업을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철봉, 허들, 뜀틀 등 학생들이 기피하기 쉬운 종목도 쉽게 지도한다. 놀이를 병행한 체육 활동도 자주 보았다. 주로 협동심과 단결심을 기를 수 있으며 재미도 느낄 수 있는 활동인 듯했다.
운동장은 늘 정갈하게 정리되어 있고, 교육적 배려로 가득 차 있다. 수업 시간에 여러 가지 사정으로 참관해야 할 학생들도 그늘에 앉아 있는 법이 없다. 지정된 공간에서 다른 학생들의 활동 모습을 그야말로 '참관 학습'하도록 하고 있다. 학급 내 경기라도 팀을 구별할 수 있는 복장을 갖추는 것은 기본이고, 경기장 선을 그려놓고 정식으로 치른다. 수업 보조 용구도 다양하다. 주전자로 물을 뿌려서 선을 긋고, 걸상을 놓고 축구 드리블을 하던 때와는 엄청 다르다.
그러니 체육 시간은 늘 진지하다. 그러면서도 활기차고 생동감 있다. 솔선수범하는 선생님 모습과 열심히 참여하는 학생들 모습이 아름답다. 그 수업을 볼 때마다 나는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다음 시간에는 어떤 활동을 할까 궁금해지기도 했다. 체육 선생님들께 점심이라도 한 그릇 사고 싶었다.
어느 학교, 어느 교과 선생님이나 다 최선을 다하고 계실 것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대구동중 체육 담당 선생님들은 매일 수업 공개를 하듯 원칙과 질서를 지키는 수업을 하고 있다. 이분들은 교사가 최선을 다할 때 우리 학생들의 건강하고 행복한 삶이 보장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계시는 게 분명하다.
학생들의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생각해 보자.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도 생각해 보자. 그리고 최선을 다하고 계시는 선생님들께는 감사의 인사라도 한 마디씩 건네자.
박정곤(대구시교육청 장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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