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와 함께-정태일 作 '들국화'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들국화

정태일

들국화는

저만치 서서 혼자 피었다 진다

평생을 외로움 속에서

살아오신 어머님처럼

들국화는 바람에 뒤척인다

온종일 일에 지쳐 고단한 몸으로

잠결에도 한 번씩 끙끙 앓는 소리를 내시는

어머니처럼

들국화는 저녁 들판에 서서

나를 부른다

저물도록 동무들과 어울려 놀고 있을 때

끼 때가 되어 밥 먹으러 오라고

멀리서 손짓하며 부르시던

어머니처럼

가을날, 들판 한 모퉁이에 피어있는 들국화를 보면 '외롭다'라는 단어를 떠올린다. 그리고 문득 '평생을 외로움 속에 살아오신' 어머니를 생각한다. 들녘의 찬 바람에 시달리는 들국화를 보면 문득 '온종일 일에 지쳐 고단한 몸으로/ 잠결에도 한 번씩 끙끙 앓는 소리를 내시는' 어머니를 생각한다. 들국화는 비바람으로 향기를 가꾸어 뿌린다. 그 모습 또한 어머니를 닮았다. 이 가을날, 그런 들국화가 우리를 부른다. 마치 '끼 때가 되어 밥 먹으러 오라고/ 멀리서 손짓하며 부르시던' 어머니처럼. 그러기에 어머니는 언제나 꽃으로 피어 있다.

지난 시대의 어머니는 고난의 표상이다. 그러므로 그 모성의 향기는 더욱 강렬하다.

구석본(시인)

최신 기사

07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민의힘 내부에서 장동혁 대표의 리더십에 대한 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대구경북 지역 의원들은 장 대표를 중심으로 결속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신세계, 현대, 롯데 등 유통 3사가 대구경북 지역에 대형 아울렛 매장을 잇따라 개장할 예정으로, 롯데쇼핑의 '타임빌라스 수성점'이 2027년,...
대구 지역 대학들이 정부의 국가장학금 Ⅱ유형 폐지에 따라 등록금 인상을 검토하고 있으며, 장기간 등록금 동결로 인한 재정 부담이 심각한 상황이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