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저지주의 한 목사에게 자신의 소원을 하느님께 대신 빌어달라며 보낸 편지 300여통이 애틀랜틱시티 인근 바다에서 발견됐다.
벤트너 보험사의 손해사정인인 빌 라코바라는 지난달 아들 록키와 함께 낚시를 하던 중 꽃무늬 쇼핑백을 발견하고는 이를 물에서 건져냈다.
쇼핑백 안에는 여러개의 작은 갈색 봉지에 나눠져 있는 편지 300여통이 들어 있었다. 봉투 겉면에는 대개 '그레이디 쿠퍼 목사에게'라고 적혀 있었으나 '교회 재단에'라고 쓰여진 것도 상당수 발견됐다.
편지 내용에 따르면 목사와 신도들은 이러한 편지들을 교회 재단 위에 올리고 예배 중 편지를 쓴 사람들을 대신해 하느님께 청원기도를 드렸던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이 편지의 수신인인 저지 시티 마운트 칼바리 침례교회의 쿠퍼 목사는 2년전 79세를 일기로 사망했으며 몇몇 편지에 이름이 같이 등장하는 그의 부인 프랜시스도 2000년 세상을 떠난 것으로 확인돼 이 편지 뭉치가 어떻게 바다에 표류하게 됐는지는 수수께끼로 남게 됐다.
해당 교회의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한 여성이 쿠퍼 목사가 한 때 이 교회에서 목사직을 맡은 적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해줬으나 그가 살던 주소지의 이웃은 그런 이름을 가진 사람이 살았는지 여부를 기억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라코바라는 쇼핑백의 상태로 보아 물에 빠진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다며 해변가에서 아들과 일부 편지를 읽어봤다고 밝혔다.
그는 처음 몇개는 '복권에 2번 당첨되게 해주세요'나 '특정인을 제게서 멀리 떨어져 있게 해주세요', '남편이 성에 관한 이야기만 해요'와 같은 재미있는 내용들이었으나 나머지는 대부분 마약과 도박에 빠지거나 외도하는 주위 사람을 도와달라는 등 하느님께 자신의 속마음을 토로하는 것들이었다고 전했다.
교도소에서 편지를 보낸 한 남성은 자신이 결백하며 가족이 있는 집으로 가고 싶다고 썼으며 한 10대 소녀는 노란 줄이 쳐진 편지지에 소용돌이 모양의 글씨체로 자신의 낙태 사실을 털어놓으며 하느님께 용서를 구했다. 그녀는 "제가 당신이 보낸 천사 중 하나를 죽이고 말았다"며 "하루라도 제가 저지른 실수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보내는 날이 없다"고 고백했다.
또 다른 한 여성은 출산이 4주 앞으로 다가왔다면서 아이가 아버지를 가질 수 있도록 아이 아버지가 자신을 사랑하게 돼 결혼할 수 있게 해달라고 하느님께 부탁했다.
라코바라는 상당수의 편지가 개봉되지 않은 채 있었다며 이 편지들이 읽혀지지 않았다는 사실이 슬프다고 말했다.
그는 쿠퍼 목사의 집에서 일하던 사람이 이 편지 뭉치를 저지 시티에서 160㎞가량 떨어진 이 곳 백사장에 버렸을 것으로 추측한다며 "누군가가 쓰레기통에 버리기 보다는 이들에게 신의 가호를 빈다는 의미에서 바다에 던지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수백명의 삶과 고난이 편지에 닮겨 있다"며 이 편지들을 이베이 경매에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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