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銀 기업대출 중 제조업 비율 절반이하로 떨어져

대구은행의 기업대출 비중 가운데 제조업 비율이 올들어 처음으로 전체 대출액의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이는 대구권 '제조업의 힘'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 탓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전국 최대 화학섬유 산지라는 명성을 지녔던 대구 섬유업계는 대구은행으로부터 빌린 차입금 규모가 5년전의 절반 이하 수준으로 추락, '여신심사 강화대상업종'으로까지 전락했다.

이른바 '전통산업'에서 이탈한 돈은 꾸준히 '망치소리가 시끄러운' 부동산쪽으로 쏠린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대구은행에 따르면 올 9월말 현재 각종 제조업체에 4조281억 원을 대출, 전체 기업대출(8조3천541억 원) 가운데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48.2%였다. 2001년말 당시 대구은행의 제조업 대출비율은 전체 기업대출액 가운데 65.1%였으며 5년만에 15% 포인트 떨어지면서 기업대출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처음으로 절반 이하로 내려갔다.

제조업 대출을 감소시킨 가장 큰 원인은 '섬유의 추락'때문으로 분석됐다. 섬유업계의 경우, 2001년말 제조업과 비제조업을 망라해 가장 많은 대출금을 가져갔으나(점유율 20.5%), 올 9월말 현재는 8.4%로 급락했다.

현재 대구은행에서 제조업과 비제조업을 통틀어 단일 업종으로 가장 많은 대출금을 가져간 산업은 제조업 가운데 자동차 및 금속산업으로 17.7%를 점유했다. 확고한 대구의 주력산업으로 성장한 것. 그러나 자동차 및 금속업종 역시 전반적으로 제조업 대출 비중이 줄면서 2001년말(점유율19.3%)에 비해서는 점유율이 소폭 떨어졌다.

이런 가운데 2001년말 전체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에 불과했던 부동산업계가 점유율을 12.3%까지 늘리면서 제조업쪽에 흘러갔던 돈을 빨아들이고 있다. 2001년말 당시 대구은행으로부터 865억 원을 빌려갔던 부동산업계는 올 9월말 현재 대출액을 1조255억 원까지 늘렸다. 대구은행은 대구권 여신금융시장의 3분의1을 점유하는 지역 최대 여신제공 금융기관이다.

대구은행 한 관계자는 "대구권 제조업이 상당 부분 위축되면서 전체 대출액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율도 자연스레 떨어졌다."며 "최근 아파트 신축공사가 늘어나는 등 부동산쪽의 돈 수요가 많아 이쪽으로 돈의 흐름이 쏠리고 있다."고 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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