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완 대통령비서실장이 서울 강남권에 부인 명의로 52평 아파트를 계약해 놓았다고 한다. 매입 시기는 3년 전 요동치는 강남지역 집값을 잡겠다며 정부가 10'29부동산대책을 내놓은 때다. 강력한 대책이라고 엄포를 놓는 바람에 많은 사람이 계약을 주저하던 그 무렵이다. 당시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으로서 '강남 사는 공무원들이 부동산 대책을 다루고 있어 한계가 있다'는 누리꾼의 글을 인용하며 강남 집값의 심각성을 부각시키던 상황이다. 이 실장은 그러면서 뒤로는 강남 대형아파트에 눈독을 들이고 있었던 것이다.
이 실장은 정상적인 분양 절차를 밟았다고 해명할 것이다. 대통령을 가장 가까이서 보좌하는 평소 그의 언행으로 미루어 어떤 불법이나 변칙을 저질렀다고 보고 싶지는 않다. 다만 청와대 실세들의 表裏不同(표리부동) 행렬에서 이 실장도 예외가 아니라는 사실이 실망스러운 것이다. 정권이 총출동해 강남을 모든 사회양극화의 원인으로 때려잡듯이 하면서 정작 자기들은 끊임없이 강남 진입을 꾀하고 있었다는 점이 분통터지는 것이다.
이 실장은 청와대에 출근해서는 '강남 불패는 없다'는 대통령의 서슬 퍼런 일갈에 맞장구 치고 퇴근해서는 아파트 시세표를 뒤적이며 강남 살 궁리를 한 셈이다. 입만 열면 공격하는 강남에 20억 대 54평 아파트를 갖고 있는 이백만 홍보수석도 마찬가지다. 청와대는 이 수석이 8억 원 은행 대출 과정에 문제가 없어 문책할 사안이 아니라고 하나 번지수를 잘못 짚고 있다. 청와대 홍보 최고 책임자가 국민의 신뢰를 잃은 것 이상 더 심각한 문제가 어디 있는가.
두 사람 모두 얼굴이 두껍고 부끄러움 없기는 마찬가지다. 남한테는 모질고 자신에게는 한없이 관대한 이 정권 모습 그대로다. 미쳐 날뛰는 집값에 의욕 잃은 서민들이 쏟아내는 怨聲(원성)이 들리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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