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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파탄·신용불량·질병…노숙자 문제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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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자들의 가정파탄 및 신용불량, 질병 등 문제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대구노숙인상담지원센터의 노숙자 실태 조사에 따르면 대구에는 거리(161명)와 쉼터(155명)에서 모두 316명의 노숙자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중 상당수는 가정해체와 신용불량, 질병 등 복합적인 문제를 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노숙자 대부분(93%)은 노숙 직전 직업이 있었으나 일거리 감소, 직장폐쇄 등으로 일을 하지 못하게 되면서 가정이 급격히 붕괴됐다는 것. 실제 결혼한 적이 있는 거리 노숙자 65명 중 92%에 달하는 60명이 이혼 등 가족 해체를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노숙자 쉼터에서 생활했던 이모(40) 씨는 전직 굴착기 기사였으나 고정적이지 않은 일거리 탓에 3천만 원에 이르는 빚을 지게 됐고 이 때문에 아내와 다투는 일이 잦아지면서 결국 이혼하게 됐다고 했다. 이 씨는 "이혼과 채무독촉에 시달리다 자포자기 심정으로 노숙자의 길로 접어들었다."고 전했다.

신용불량자의 멍에를 쓰고 있는 노숙자도 적잖다. 이번 조사에 응한 거리 노숙자 143명 중 44%가 신용불량 상태였다는 것. 이들은 공사장 잡일 등 불규칙한 일용직으로 연명하고 있는 탓에 신용불량의 덫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김모(59) 씨는 개인신용과 관계없이 신용카드를 무분별하게 발급했던 지난 2002년 낯선 사람의 꼬임에 빠져 신용카드를 만들었다 8천만 원의 빚을 떠안게 됐다고 했다. 김 씨는 "동업을 하면 숙식을 해결해주겠다는 한 남자의 꼬임에 빠져 노숙에서 벗어나기는커녕 '신용불량자'라는 꼬리표까지 달게 됐다."고 허탈해 했다.

또 노숙자들은 불규칙한 식생활과 음주, 거리 노숙 등으로 각종 질병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이번 조사에서 거리 노숙자 중 절반이 넘는 79명이 결핵보균자 등 질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노숙자 쉼터 등 시설 이용자들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조사에 참여한 쉼터 이용자 115명 중 53%가 고졸 이상의 학력을 가지고 있었으나 이들 중 58%가 신용불량에 허덕이고 있었고 이들의 평균 월수입은 30만 원에도 못 미쳤다. 전혀 수입이 없는 노숙자도 31명이나 됐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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