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용 도지사가 야심적으로 내놓은 공약사업이 시작부터 차질을 빚고 있다.
총 300억 원을 투입, 대도시와의 교육격차를 해소하고 지역내 우수한 인재를 양성한다는 영어마을 사업의 경우, 경북도의회가 내년 예산전액을 삭감키로 했다. 또한 낙동강 연안을 친환경으로 개발해 관광자원화와 일자리 창출을 기한다는 낙동강프로젝트 역시 도의회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심도있는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보이고 있어 사업비 삭감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경북도는 지사의 공약 실천을 위해 내년도 영어마을 사업예산으로 관련 용역비 3억 원과 추진예산 100억 원을 계상한 예산안을 도의회에 제출했으나 총사업비 200억 원 이상인 사업은 반드시 거치도록 되어 있는 중앙의 투·융자 심사를 받지 않았다.
이 때문에 29일 도의회 기획경제위원회의 내년도 예산안 심사에서 경북도는 도의원들로부터 "이처럼 절차를 무시한 채 예산편성을 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추궁을 받기도 했다.
더 큰 문제는 영어마을 사업이 성격상 해마다 거액을 운영적자를 볼 수 밖에 없는 사업인데 다 다른 도보다 열악한 경북도의 재정이 이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점과 경북도교육청이 추진하는 '영어체험학습원'과 사업이 중복된다는 점이다. 현재 경북교육청은 영어체험학습관 사업을 위해 내년 예산으로 50억 원을 계상해 놓고 있다.
이에 따라 도의회는 두 사업 모두 사업성을 다시 평가한 뒤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정리하고 영어마을 사업예산 100억 원과 영어체험학습원 예산 50억 원을 모두 삭감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이현준 도의회 기획경제위원장은 "이 문제를 장대진 교육환경위원장과 협의한 결과 두 사업을 하나로 합치거나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이번 예산심의에서 이들 예산 전액을 삭감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낙동강 프로젝트 역시 내년 사업예산의 대폭적인 삭감이 예상된다.
경북도는 총사업비 204억 원인 낙동강 프로젝트의 내년 사업비로 102억 원을 계상하면서 영어마을 사업과 같이 투·융자심사를 거치지 않아 도의원들의 반발을 사고 있을 뿐만 아니라 사업계획의 구체성과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까지 받고 있는 실정이다. 과연 204억 원으로 낙동강 연안개발이라는 거대사업을 추진할 수 있겠느냐는 것.
한편 경북도의 복안은 일단 첫 삽을 뜬 다음 중앙정부에 요청, 국비사업을 전환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남해안 개발을 위한 이른바 L자형 개발계획에 포함된 사업이 대부분 이러한 과정을 거쳐 국비사업으로 전환되었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그러나 도의회의 생각은 전혀 다르다. 이 위원장은 "국비사업으로 전환을 위해 일단 사업을 추진한다는 집행부의 생각은 비합리적"이라며 "만약 국비사업으로 전환이 실패했을 경우 경북도가 어떻게 감당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여러 가지 정황을 고려했을 때 낙동강 프로젝트는 경북도가 졸속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 도의원들의 판단"이라며 "관련 예산의 삭감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경훈기자 jghun31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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