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해외유학때 포르노 촬영 여성에 '사이버 테러'

해외 유학시절 포르노 영화에 출연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한 여성의 사진과 홈페이지 주소 등 신상정보가 이 여성에 대한 욕설과 함께 네티즌들 사이에 마구 유포되면서 인권 침해의 우려를 낳고 있다.

한국에서 학원강사로 일하고 있는 A씨는 캐나다 유학 당시 현지인이 운영하는 포르노 사이트에서 배우로 출연한 혐의로 입건됐다.

학원 수강생의 신고로 적발된 A씨는 경찰에서 학비를 벌기 위해 포르노 영화에 출연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하지 않았을 정도로 A씨의 죄질은 무겁지 않았지만 지난 30일 오전 관련 기사들이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실리자 A씨의 신상 정보를 실은 악성 '리플'은 순식간에 뉴스 게시판을 '도배'했다.

네이버나 다음 등 포털사이트들은 뒤늦게 관련 기사의 댓글을 삭제·차단했지만 이 여성의 개인 정보는 이미 블로그나 카페, 지식검색 등 포털사이트의 다른 메뉴를 통해 널리 퍼진 뒤였다.

댓글의 내용은 이 여성이 출연하는 영화를 보는 방법과 이 여성의 영어 가명, 해외 사이트를 통한 동영상과 사진 검색 방법 등이 주를 이뤘으며 원색적인 욕설과 함께 이 여성의 도덕성을 질타하는 내용도 빠지지 않았다.

여기에 출연작들이 각종 P2P 사이트를 통해 퍼져나가면서 A씨가 출연하는 비디오의 '감상평'도 등장하기 시작했으며 결국 A씨의 '싸이월드' 개인 홈페이지 주소까지 공개가 돼 언론 보도 이후 1천명 이상이 이 홈페이지에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네티즌의 '집요함'으로 '영어강사'나 '강사' 같은 단어는 검색어 순위 톱10에 오르기도 했다.

이 처럼 개인정보가 공개되며 '악플'이 쇄도하는 것을 두고 온·오프라인에서 A씨가 네티즌들의 '사이버테러'로 2중 처벌을 받고 있다는 동정론이 많다.

포털사이트 다음의 토론방에 글을 올린 이용자신분 (ID) 'jun뎅'씨는 "중죄도 아닌데 이처럼 잔혹하게 매장시키는 것은 지나치다"고 비판했으며 '2gether4ever'씨는 "'개똥녀' 때가 생각난다. (신상공개로) 이 여성이 자신이 지은 죄보다 더한 벌을 받고 있다"고 우려했다.

회사원 강희경(34)씨도 "이 여성이 잘못을 한 것 같긴 하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무차별적인 욕설을 들을 것까지는 아닌 것 같다"고 "지금이라도 네티즌들이 이 여성의 개인 정보를 퍼트리는 일을 그만 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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