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적인 사람들 가운데는 자부심이 강하고 고집이 세며 집착성이 강한 사람이 많다. 창의성이라고 하면 독창적이고 상상력이 풍부한 것을 많이 생각하지만 집착성도 창의성의 사고 요소 가운데 중요한 요인이다. 국어사전에서는 집착을 '마음이 늘 그리로 쏠려서 잊혀지지 아니하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요즘 세대의 학생들은 너무 빠른 것에 익숙해져 있다. 물론 변화하는 시대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빠른 것이 좋지만 빠르다고 다 좋은 것은 아니다. 보다 가치 있고 창의적인 작품을 생산해내기 위해서는 부단한 인내와 끈기를 요구한다.
이탈리아 출신으로 르네상스시대의 대표적인 조각가이며 건축가인 동시에 화가인 미켈란젤로의 사례를 통해 창의적인 사람의 특징에 대해 알아보자. 미켈란젤로는 독창적이고 상상력이 풍부한 창의적인 사람이지만, 여기서는 미켈란젤로가 작품을 제작할 때 쏟은 열정인 집착성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우리가 잘 알고 있고 자주 접하는 미켈란젤로의 '최후의 만찬' 그림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8년 동안 2천여 번 스케치한 결과이다. 그리고 미켈란젤로는 1508년 교황 율리우스 2세의 명령으로 시스티나 성당의 천정화를 그릴 때, 천장에다 고개를 젖히고 그리는 힘든 작업이었지만 무려 4년여에 걸쳐 성당에 틀어 박혀 그림에만 매달렸다. 미켈란젤로가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 천장 구석구석에도 정성을 다해 그림을 그려가던 중에, 어느 날 친구가 찾아와 "여보게, 그렇게 잘 보이지도 않는 구석에 그림을 그렇게 정성 들여 그릴 필요가 있는가?" 하고 묻자 미켈란젤로가 무심히 던진 한마디는 "내 자신이 알고 있다네" 였다. 이런 미켈란젤로의 행위를 우리는 '내적동기'라고 부른다.
'내적동기'란 흥미, 호기심, 즐거움과 같은 개인의 내면적인 요인에 의존하기 때문에 내적으로 동기화된 사람은 과제 자체나 그것이 가져다주는 성취감을 즐긴다. 그러나 요즘 우리 학생들의 생활은 어떠한가? 성적이나 보상을 받기 위해, 처벌을 피하기 위해, 선생님이나 부모님을 만족시키기 위해, 자기 자신이 좋아하는 과제와 관계없이 무언가를 하고 있지는 않는가? 이런 분위기와 환경 속에서는 창의성이 신장될 수 없다. 즉, 공부를 통해서 지적 희열을 경험하고, 작품을 통해서도 성취감을 맛볼 수 있는 것은 내적동기를 통한 지속적인 노력의 결과인 것이다.
따라서 학생들의 창의성을 신장시키기 위해서는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가치롭다고 판단되면 누가 뭐라 해도 열정과 인내를 가지고 지속적으로 일을 추진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
황정문(대구시교육청 창의성교육지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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