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하 아시안게임에서 1998년 방콕 대회 이후 8년 만에 단체전 금메달을 노리는 한국 남자 테니스 대표팀이 야구대표팀과 비슷한 상황을 맞게 돼 귀추가 주목된다.
바로 대만을 넘으면 금메달의 8부 능선을 넘는다는 사실이다.
김재박 감독이 이끄는 야구대표팀이 대만에 완패해 금메달에서 완전히 멀어진 이후 구기 종목에서 대만이 한국의 발목을 잡는 사례가 늘면서 테니스가 대만과 악연을 피해갈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진다.
3번 시드인 한국은 4일(이하 한국시간) '약체' 홍콩을 3-0으로 격파하고 우승을 향해 순조롭게 출발했다. 2번 시드인 대만도 복식이 강한 인도를 2-1로 누르고 첫 승리를 거뒀다.
양팀은 5일 8강전을 이길 경우 6일 4강에서 만날 예정인데 한국이 여기서 이기면 결승 상대가 유력한 태국도 쉽게 물리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태국은 에이스 파라돈 스리차판(세계랭킹 53위)을 단식에 전념하게 하려고 단체전 엔트리에서 제외해 이형택(49위.삼성증권)이 단복식에서 버티는 한국 쪽으로 승부추가 기운다.
그러나 역시 대만의 벽을 넘어서기가 쉽지 않다.
대만은 야구에서 해외파를 총동원해 한국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었는데 테니스에서는 앙숙인 선수끼리 힘을 모아 한국 타도를 외치도록 만들고 있다. 바로 거액을 걸었기 때문이다.
이형택과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를 함께 다니며 각국 선수 동향 파악에 익숙한 윤용일 대표팀 코치는 "대만의 경우 아시안게임이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우승 가능성이 높은 종목에 대해서는 거액을 걸어 선수들의 동기를 유발한다. 테니스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대만은 루엔쑨(89위)과 왕예추(148위) 등 기량차가 적은 '원 투 펀치'를 보유, 이형택과 전웅선(361위.삼성증권)을 앞세운 한국보다 전력이 한 수 위다.
그러나 두 선수 사이가 원만하지 못해 지난 4월 한국과 벌인 국가대항전 데이비스컵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Ⅰ그룹 결승전에서는 루엔쑨이 아예 결장하기도 했다.
그 덕분에 한국은 대만 원정 경기였음에도 불구, 4-1로 쉽게 승리하고 월드그룹 플레이오프에 오르기도 했었다.
하지만 이번은 다르다. 큰 돈 앞에 루엔쑨과 왕예추가 손을 잡았다. 이들은 4일 인도와 단체전 1회전에서 복식의 마술사 리안더 파에스(복식랭킹 12위)-마헤쉬 부파티(30위)조를 2-0으로 격파하며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전영대 감독은 "우리가 3번 시드여서 톱시드의 태국보다는 불리한 대진이지만 우리가 바라던 최상의 조합으로 편성됐다. 대만을 압도할 수 있는 전력은 아니지만 이형택의 경험에 기대를 걸겠다"고 말했다.
4일 홍콩전에 앞서 평소 관심 있는 야구팀의 참패 소식에 안타까운 표정을 지은 '대들보' 이형택도 "대만에는 지지 않겠다"며 결연한 의지를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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