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안심 부도심의 지하철 1호선 각산역. 1998년 1호선 개통 이후 전체 30개 역 중 승객이 가장 많이 늘었다. 3년 전부터 동호택지개발지구 입주가 시작되면서 개통 첫해 하루 평균 426명이었던 이용객이 올 10월 현재 10배 가까운 3천687명으로 불어난 것. 그러나 안심 부도심의 인구 유입은 이제 시작이다. 2008년까지 율하 1, 2지구가 들어서고 2012년에는 인구 2만8천~3만2천 명의 혁신도시가 준공되기 때문이다.
'성서'(달서구 이곡 1, 2동)는 이제서야 대구의 '공식' 부도심이 됐다. 1도심(중구) 1신도심(동대구) 4부도심(안심, 달서, 성서, 칠곡) 1신도시(달성군 현풍)의 2020 대구도시기본계획(안)이 지난달 30일 건설교통부 심의를 통과한 것. 예전의2016년 기본계획에서는 1도심 1신도심 4부도심(안심, 달서 칠곡, 현풍)이었는데 현풍 신도시가 떨어져 나가고 성서 부도심이 새로 들어갔다. 최근 달서구청은 성서 부도심과 달서(죽전네거리~본리공원삼거리) 부도심을 활성화하기 위해 대구에서 처음으로 부도심과 연계한 지하철 역세권 개발 용역을 의뢰했다.
대구 부도심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칠곡 부도심은 아직도 확장 중이다. 매천과 금호택지개발사업이 2009년 말쯤 마무리되면 1만1천여 가구, 3만6천 명이 유입되고, 도남 국민 임대주택단지와 연경택지개발이 줄줄이 이어져 현 20만 인구가 2010년대엔 30만 명까지 치솟을 전망이다. 또 빠르면 2014년, 늦어도 2019년 완공될 도시철도 3호선 30개 역 중 10개가 칠곡 부도심에 위치한다.
이렇게 대구 부도심 지도가 완전히 새로 그려지고 있다.
1980년, 90년대 택지개발지구를 중심으로 발전해 온 대구 부도심들은 지하철, 혁신도시, 아파트 붐을 타고 '팽창'을 거듭했고, 2020 도시기본계획에 따라 큰 틀을 다시 잡아가고 있다.
그러나 도시 전문가들은 "부도심 권역만 설정됐을 뿐 단순한 생활권을 넘어 도심 업무, 교통 기능의 분산이라는 본래의 부도심 기능을 키워야 하는 과제는 여전하다."며 "더 늦기 전에 부도심 활성화를 위한 체계적 도시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2016년 기본계획과 비교해 가장 덩치가 커진 부도심은 안심권. 대구시는 "안심부도심은 혁신도시를 중추핵으로 하는 동구 안심 생활권과 수성구 시지 생활권을 포괄한다."며 "영천과 경산을 끌어안는 광역기본계획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달서, 성서 부도심은 벨트화 계획이 구체화되고 있다. 법조타운이 들어서는 달서부도심(죽전네거리~본리공원삼거리)을 지하철 2호선 성서공단역의 성서부도심과 연결한 뒤 4차순환도로를 뚫어 상인·대곡 택지지구, 호림동을 비롯한 성서공단 서편 상업지구와 이어주면 달서구 전체를 연결하는 부도심 벨트가 탄생한다는 구상.
그러나 이같은 대구 부도심들의 성장은 하나같이 소비지향적이라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상가, 학원가만 빼곡히 들어차 있을 뿐 혁신도시, 성서, 구미 공단을 배후 지원할 업무 기능 건물은 전무한 실정이다.
홍경구 대구대 도시계획학과 교수는 "택지개발촉진법에 따라 지구단위계획 없이 조성한 대구 부도심들은 이미 소비지향 상권으로 뒤덮여 더 이상 업무지향 개발이 불가능하다는 한계를 안고 있다."며 "대구 부도심들이 진정한 부도심으로 거듭나기 위해선 대구시가 상대적으로 개발의 여지가 많은 역세권 지구단위계획을 통해 인근 부도심과 도심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대구시는 범물-상인 4차순환도로와 지하철 3호선이 들어서는 수성(지산·범물권)과 봉무산업단지가 조성되는 동구 불로권은 2020년대 이후 부도심화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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