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양주 1병+'2차'=10만원(?)" 가능할까

터무니없는 가격 부르는 호객꾼 '조심'

허위·과장 호객 행위로 술 취한 손님들을 끌어들인 뒤 '바가지' 영업을 하고 폭력을 휘두른 무허가 유흥주점 사장과 종업원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13일 서울 방배경찰서에 따르면 대학생 A씨는 지난달 21일 군 휴가를 나온 후배와 함께 술을 마신 뒤 서울 서초구 서초동 길거리를 걷던 중 한 호객꾼의 '솔깃한' 제안을 받았다.

"10만원만 내면 양주 1병에 도우미 여성은 물론 2차(성관계)까지 할 수 있다"

때마침 지갑에 현금 10만원이 있는 걸 확인한 A씨는 후배와 함께 서초동 모 빌딩 지하에 있는 유흥주점에 들어섰다. 자신들이 '함정'에 걸려들었다는 사실은 전혀 알아채지 못한채.

종업원들은 싸구려 양주에 콜라를 탄 가짜 양주를 내놓는가 하면 A씨 등이 술에 취해 정신이 없는 틈을 타 빈 양주병들을 탁자 위에 올려놓고 '술값 200만원을 내라'고 협박했다.

정신이 번쩍 든 A씨가 거세게 항의하자 종업원들은 출입구를 막아서고 다짜고짜 폭력을 휘둘렀다.

경찰에 신고를 하려고 했지만 전파 차단기가 설치됐는지 휴대전화 마저 불통이었다.

A씨는 하는 수 없이 이들에게 신용카드를 넘겨줬고 신용카드에선 120만원이 빠져나갔다.

결국 A씨는 8일 이 유흥주점을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5일 뒤 특수강도 등 혐의로 이 업소 사장 박모(49)씨 등 2명을 구속하고 종업원 이모(35)씨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유흥주점에서 압수한 장부를 갖고 추궁한 결과 이들은 지난 9일부터 이틀동안 14차례에 걸쳐 이와 유사한 수법으로 1천3백여만원을 뜯어낸 것으로 조사돼 피해자가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른 종업원들도 소재가 파악되는 대로 입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은 단속을 피하려고 입구 등에 폐쇄회로 TV를 설치하는가 하면 나중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손님들의 명함을 받아 두기도 했다"며 "거리에서 터무니없이 싼 가격을 제시하는 호객꾼은 의심해 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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