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역 기업에도 '멘토링' 정착된다

지난 21일 오후 6시 화성산업(주)동아백화점 3층 회의실. '멘토링(Mentoring.후견인 제도) 결연식'이란 플랫카드 아래서 기존 사원들과 새내기 사원들 20여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아직 익숙지 않은 자리라 한동안 서먹서먹한 분위기가 흘렀다. 하지만 박수 게임이 시작되자 이내 회의실은 화기애애해졌다.

각자 앞에 나가 인사하는 시간. 모두들 다부진 각오를 밝힌다. 정덕원 특판사업팀 대리는 "1기 때 여러 가지 미숙했던 점을 이번에 꼭 만회하겠다."고 목소리에 힘을 주었다. 행사 내내 스크린에 뜬 사진과 실물이 다르다며 웃음바다가 되기 일쑤다. 30여 분간의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포옹시간. 기존 사원들과 새내기 사원들이 가운데 모여 서로 얼싸안는다. 서로 쑥스러운 웃음이 터져 나왔지만 벌써부터 끈끈한 선·후배간의 정이 회의장에 흘렀다.

지역에도 큰 기업들을 중심으로 신입 사원에 대한 멘토링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 이는 우수 인재의 조기 이탈을 막아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려는 것으로 지역 기업들도 조금씩 '인재 경영'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화성산업(주)동아백화점은 올해가 벌써 4기째. 신입사원들은 멘티(Mentee)가 되고 기존 사원들은 멘토(Mentor)가 돼 1대1 교류를 통해 새내기 사원들의 회사 적응을 꾸준히 돕고 있다. 구교정 인사팀 과장은 "2003년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직원들이 멘토링에 대한 개념이 부족해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다."며 "해가 거듭될수록 노하우가 쌓여 성과가 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멘토링을 통해 2003년 68%이던 신입 사원 정착률이 지난해엔 90%로 매년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앞으로 기존 사원들에 대해서도 멘토링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한국델파이도 지난해부터 멘토링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 2월 신입 60명에 이어 올해도 신입 80명을 대상으로 3개월 동안 이 제도를 시행했다. 올 2월 입사해 멘토링을 받은 사원 김규형(34)씨는 "첫 직장이라 조직 생활이 부담이 되기 마련인데 이런 제도를 통해 두려움을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었다."고 평했다. 회사 분위기나 예절, 업무 고민 같은 것을 멘토로 지정된 선배 사원에게 쉽사리 물어볼 수 있어 단시간에 많은 것을 익힐 수 있다고 했다. 김씨는 "업무 외적으로도 같이 영화를 보거나 집으로 초대를 해 식사를 같이 하는 등의 활동을 통해 친밀성도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SL 또한 멘토링이 올해로 2회째다. 2004년 시범적으로 시행하다 지난해부터 본격 시행에 들어간 것. 이 회사는 신입 사원 뿐 아니라 입사 3년 미만의 사원들을 대상으로도 멘토링을 하고 있다. 이 회사도 멘토링을 통해 사원들의 회사 만족도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정연백 인사팀 과장은 "올해 초 회사 문화 만족도에 대해 설문 조사한 결과 지난해보다 점수가 높게 나왔다."고 밝혔다. 정 과장은 "멘토링은 신입에게도 효과가 있지만 멘토를 경험한 사원들은 리더십 스킬도 기를 수 있는 등 여러 가지 잇이점이 있다."고 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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