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선 앞둔 '싱크탱크'…머리 싸맨 '수싸움'

올 12월 대권의 해를 앞두고 재집권을 노리는 열린우리당과 고토 회복을 와신상담하고 있는 한나라당이 새해부터 당의 두뇌 역할을 하는 싱크탱크의 본격가동에 들어갔다. 앞으로 이들 여야의 싱크탱크들의 더욱 뜨거워질 움직임을 살펴본다.

◎ 열린우리당 '열린정책연구원'

올 대선을 앞두고 열린우리당 '싱크탱크' 역할을 맡고 있는 열린정책연구원(이하 연구원)의 최우선 과제는 바닥을 치고 있는 당 지지율 제고를 위한 논리개발과 홍보다. 일부 국정현안에 대해 정부와 이견을 보이고 있는 만큼, 당분간 정책개발보다 홍보역할에 치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홍보 역할 중에서도 가장 역점을 두는 것은 '여당에 대한 희망의 불씨'를 국민들에게 전달하는 것.

실제로 연구원 측은 지난해 지방선거 패배 요인을 분석하면서 다가오는 대선에 대해 희망 분석을 내린바 있다. "한나라당이 2006년 지방선거에서 6백만표 차이로 승리했지만 지난 2002년 지방선거와 비교하면 한나라당 득표율은 1.7% 상승한 수준에 불과하다."며 "'1.7%의 지지착시 현상'으로 열린우리당이 주눅들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당내 개혁파에 힘을 실어주고 ▷중도개혁 세력의 통합을 주도한다면 대선승리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대선 승리를 위한 전제조건으로 양극화 해소와 미래준비를 위한 국민참여 등을 내걸기도 했다.

연구원은 지난 6월 '함께가요! 희망한국 21'란 프로젝트를 통해 "양극화를 '외환위기 과정에서 생겨난 가슴 아픈 유산'이라고 규정한 연구원은 우선 서민을 중산층으로 만들고 장기적으론 중산층을 튼튼하게 만들어 양극화를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저출산·고령화사회 등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암초를 비켜 가기 위해서는 사회 각 계층의 갈등과 대립을 푸는 것이 선행되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연구원은 오는 2월 예정의 전당대회뒤 본연의 임무인 '이론적 저수지' 역할을 본격적으로 재개할 예정이다. 현재 당 사수파-신당파 간 논란속에서 이렇다 할 정책적 과제에 전념하지 못한 채 당내 수습이 어떻게 진행될지 관망, 본래 목적에 부합되는 행보를 좀처럼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

한나라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는 내년 대선에서의 당 공약으로 남북 관계, 성장 프로젝트, 양극화 해소 문제 등을 집중 준비하고 있다.

여의도연구소 곽창규 선임연구원은"2007년 대선 정국이 '평화 대 전쟁' 구도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여당은 스스로를 평화 세력으로 포장하면서 한나라당을 전쟁세력으로 몰고갈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내년 2월 출범을 목표로 준비 중인 '반핵평화운동본부'도 여당이 노리는 '반(反)평화 세력=한나라당'이라는 대선구도를 미리 차단하기 위한 것이다.

성장 프로젝트에는 현 정부가 반 시장, 반 기업 정책으로 성장 잠재율이 낮아지고 있다고 판단하고 성장 잠재율 높이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규제혁파, 투자활성화 방안, 과학기술, 서비스 산업 활성화 방안 등을 두고 고민하고 있다.

양극화 해소는 중산층 복원에 초점을 맞췄다. IMF 이후 중산층이 대거 몰락하면서 양극화가 사회 문제로 대두됐다고 판단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중산층 복원이 가장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특히 일할 능력이 있고 의지가 있을 경우 시장시스템에 재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것이 핵심 사항. 이를테면 일자리 창출을 통한 중산층 복원 방안이다. 반면 극빈계층은 사회보장제도로 지원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또 선거과정에서 돌발 이슈가 터졌을 경우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일종의 매뉴얼 성격인'이슈 포지셔닝 페이퍼(issue positioning paper·정책 현안에 관한 입장 보고서)'도 내년 2월 중순까지 작성하기로 했다. 지난 대선에서 패배한 원인이 도덕성 문제에서 상대의 네거티브(폭로·비방) 공격 때문이라는 판단하고, 이에 대한 대응 차원이다. 여의도연구소는 이같은 공약을 당 후보가 결정되면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후보에게 전달할 방침이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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