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전 11시쯤 대구 중부경찰서 부근. 경찰서를 중심으로 나 있는 왕복 2차로는 불법 주·정차 차량때문에 주차장과 다름없었다. 특히 경찰서 북쪽의 일방 통행로(2차로)는 양쪽으로 주차된 차량으로 차 한대가 겨우 지나갈 정도로 좁혀져 있었고, 실종자와 용의자 등 시민들의 신고를 필요로 하는 각종 포스터가 붙은 게시판 역시 불법 주·정차 차량 때문에 접근조차 불가능했다. 경찰서 부근에서 유료 주차장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45) 씨는 "매일 오전이면 불법 주·정차된 차들로 몸살을 앓는다."며 "경찰서 주변이라 그런지 단속도 안 나온다."고 전했다.
시민 불편 해소를 위해 '교통 모니터링 및 강력 단속으로 차량 흐름을 원활히 하겠다'는 대구경찰청의 연초 공언이 내부에서 삐걱대고 있다. 실제 대구경찰청은 지난 8일부터 각 경찰서별로 불법 주·정차 집중 단속에 나섰지만 정작 경찰서 주변은 불법 주·정차 '치외법권' 지대로 남아 있는 것.
확인 결과 10일 중부경찰서를 중심으로 반경 10m 안팎에 주차된 차량은 모두 48대. 이중 합법적인 노상주차장에 주차된 차량 15대를 제외하고 모두 33대가 불법 주·정차 차량이었다. 특히 차 안에 놓여있는 명함, 안내 쪽지 등을 통해 확인한 결과 불법 주차된 차량의 절반에 가까운 15대가 경찰관의 차량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시내방면 좌회전 신호를 받는 지점에도 경찰관 차량 3대가 버젓이 주차돼 있었다. 이 때문에 이 곳을 지나는 차들은 1차로에서 좌회전 신호를 받지 못해 2차로로 운행하기까지 했다.
경찰서 인근인 경상감영공원 앞도 상황은 마찬가지. 흰색 글자로 '대구 경찰'이라고 적힌 봉고 차량이 경상감영공원 옆 상점을 버젓이 가로막고 있었다. 이 곳을 자주 지난다는 김영철(가명·45) 씨는 "시민들 차량 단속에 열을 올리는 경찰관들이 막상 자신들의 차량에 대해선 이렇게 관대할 수 있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임정섭 중부경찰서 서장은 "경찰서 내의 주차시설이 너무 좁아 일부 경찰관들이 경찰서 주변에 불법 주차를 한 것 같다."며 "앞으론 경찰관들의 불법 주·정차에 대해서도 철저히 단속하겠다."고 밝혔다.
정현미기자 bor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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