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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서 온 맛있는 선물" 대게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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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을 맞아 대게 잡이가 한창인 영덕군 강구 항. 요즘 강구 항의 하루는 대게로 시작해 대게로 끝난다는 말이 딱 맞다. 오전 8시 30분 수협 위판장의 '대게 경매'.

최근 몇 년 사이 어획량이 조금 줄었지만 지난해에 비해 아직은 어획량에 차이가 없다는 게 수협관계자의 귀띔이다. 평일 거래 물량은 4천여마리, 주말이면 8천~9천여 마리에 달한다.

신속한 대게 경매가 끝나면 강구 항은 바다의 차가움을 뒤로하고 뜨거운 삶의 현장으로 바뀐다.

겨울진미를 맛보려는 사람들과 팔려는 사람 간 흥정과 실랑이, 가게 상인들과 노점상 간 보이지 않는 경쟁, 대게잡이 소형 자망어선과 홍게잡이 대형 통발어선 간 바다영역을 둘러싼 갈등이 '겨울바다의 진객' 대게를 둘러싸고 항구의 열기를 후끈 달게 한다.

대형 게 모형이 내걸린 강구 항 초입을 지나면 얼추 200여 가게들이 일렬로 늘어서다시피 도열해 연신 대게를 쪄낸다. 주말이면 즉석 대게 찜을 조리하는 사각찜통에서 하얀 김이 쉴 새 없이 빠져나와 신작로가 뿌옇다. 그래서 매년 이맘때쯤이면 대게가 있기에 동해안 여느 항구보다 강구항에는 활력이 넘쳐난다

지금 강구항은 게맛과 함께 사람사는 맛도 익어가고 있다.

수심 200m~500m의 차가운 바다 밑바닥의 깨끗한 모래로 이뤄진 곳에서 자란 대게는 담백한 맛과 독특한 풍미의 게장 덕에 한 번 맛본 사람이라면 그 미각을 잊을 수 없다.

은은한 주황색과 엷은 암갈색이 섞인 등딱지, 불그스름한 빛이 감도는 미끈한 다리, 둥근 삼각형의 몸통에서 뻗어 나온 8개의 다리마디, 생김새가 대나무를 닮았다는 대게의 집산지 강구항.

요즘 이 일대는 지역 특산품이자 '전국구 명품'인 대게의 가치를 지키고, 또 확인하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 대게의 품질관리

소형 자망어선으로 건져 올리는 모든 대게는 수컷만 먹을 수 있다. 암컷은 어자원 보호를 위해 어획이 금지돼 있다. 크기도 최장 길이(등딱지 길이)가 9cm이상인 것만 잡는다.

제철 대게가 유명세를 톡톡히 치르는 이유는 다리 살과 장이 꽉 차 있기 때문. 특히 어선마다 약 20~30% 잡히는 박달대게는 살과 장이 박달나무처럼 단단하게 차 있어 맛과 풍미가 뛰어나다. 나머지는 수(물)대게로 다리 살은 가득해도 장이 부실한 게 흠이다. 같은 대게라도 바다 밑 서식환경이 다른 탓이다.

강구항 자망어선협회는 대게 중 명품인 박달대게에는 꼬리표가 부착하거나 국내산 진품임을 증명하기위해 대게 다리에 조업어선의 이름을 표시한 스티커를 붙여 출하하고 있다.

◆대게 가격

조업량에 따라 차이가 나지만 대게의 위판가격은 천차만별이다. 큰것은 9만 6천 원 선에서부터 작은것은 2천400원까지 형성된다. 강구항 상가에서는 살아있는 대게의 크기가 9cm를 기준으로 평균 1만 원 선에서 판매된다.

대게의 브랜드화에 앞장서고 있는 상가연합협회장 배후일 씨의 말을 빌리면 대게는 클수록 그 담백한 맛과 특유의 풍미가 진하다. 어른 한 사람 몫의 대게라면 최장 길이가 12cm~15cm로 값은 3만원~5만 원 선. 4인 가족 기준 10만원안팎이면 진미를 맛볼 수 있다. 가게들은 보통 대게 찜과 장이 든 등딱지에 비빈 게장비빔밥을 제공한다. 달착지근한 뒷맛이 일품이다.

◆ 현지에서 먹으려면

즐비한 대게 가게들을 지나 강구 항 안쪽으로 더 들어가면 포구를 따라 대게 노점상이 형성돼 있다. 이곳에서는 두터운 겨울옷을 껴입은 상인들이 차가운 바닷바람을 맞으며 치열한 판매경쟁을 벌이고 있다.

크기와 신선도에 따라 다양한 대게 가격이 형성돼 있지만 보통 5~12마리 한 묶음으로 5만원 선에 거래된다. 여기에 5천원의 웃돈을 얹으면 그 자리에서 쪄주기도 한다.

구입한 대게를 차가운 바닷바람을 피해 먹으려면 찌는 값 5천원과 한사람 당 자릿세 2천원과 공기밥 1천원을 지불하면 가게 안에서 먹을 수 있다.

◆질 좋은 대게를 고르려면

집산지답게 강구항의 대게는 거의 살아 있는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대게를 들어서 다리가 활발하게 움직이는 것이 신선도가 높다. 집게다리를 부지런히 움직이는 놈은 더 싱싱하다. 이 때 다리는 불그스름한 빛을 띠어야 하며 허연 빛깔은 피한다.

또한 배 부분에 검은 색이 돌거나 눌러보아 말랑말랑한 것은 삼간다. 특히 등에 일종의 기생충인 검은 게딱지가 붙은 대게는 공생관계인 이 기생충으로부터 영양분을 공급받아 맛이 좋다.

◇ 동해안 드라이브명소 강축도로(강구항~축산항)

코발트 빛 바다와 아스라이 펼쳐진 긴 수평선, 차가운 겨울하늘이 빚어내는 바닷가 풍경은 대게 여행의 또 다른 멋으로 다가온다. 강구 항 안쪽에서 축산 항으로 이어지는 강축도로(일명 영덕대게로)는 전형적인 동해안 어촌과 겨울바다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드라이브 코스로 유명하다.

과메기 말리는 덕장과 사람을 겁내지 않는 갈매기, 바닥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해안 바닷가 등은 어느 것 하나 지나칠 수 없는 동해안의 속살들이다.

기왕 대게를 찾아 나선 나들이 길이라면 빼놓을 수 없는 해맞이 마을과 차유 마을(영덕군 축산면 경정2리)도 이 구간에 있다. 해맞이 마을은 해안절벽을 따라 계단 길을 조성해 놓아 잠시 차를 세우고 직접 바닷가 가까이 내려가 보는 것도 좋다. 센 바닷바람이라도 불라치면 몸이 옆으로 쏠리는 아슬아슬함이 있다.

차유마을은 최초로 대게 잡이에 했던 어촌의 명성에 걸맞게 대게 원조마을로 지정된 곳.

'대게 원조마을'이란 비석 옆 나무 정자에 오르면 작은 어촌답게 어구를 손질하는 어민들의 삶의 현장과 포말을 일으키며 들락거리는 작은 대게어선들이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한, 한 폭의 수채화가 펼쳐진다.

차유마을을 지나면 축산 항. 규모면에서 강구 항에 미치지 못하지만 이 곳 역시 대게의 명성을 이어가는 포구이다.

이곳에서 만난 대게잡이 자망어선협회장 김상식(47) 선장은 "대게는 울산 정자 항부터 강원도 거진 항에 걸쳐 올라오지만 강구와 울진 항에서 잡히는 대게는 유독 다리가 길다."고 말했다. 까닭은 이 지역 바다 밑 서식환경이 대게가 살기에 최적이고 먹이활동이 왕성하기 때문이다.

질 좋은 대게는 강구 항 뿐 아니라 차유마을과 축산 항에서도 얼마든지 맛 볼 수 있다.

우문기기자 pody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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