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스포츠 인사이드)데뷔 앞둔 '프로 초보' 변병주 감독

프로축구 대구FC의 변병주 감독은 지난해 말 감독 취임 직후 "6강 플레이 오프에 진출하겠다."는 목표를 밝혔었다. 대구FC의 전력이 강한 편이 아니지만 신임 감독으로서 최소한의 목표 설정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 말을 뒤로 하고 지난달 14일부터 6일까지 터키에서 전지훈련을 가졌던 변병주 감독의 심정이 편치만은 않은 모양이다. 지난해 후기리그에서 4위까지 올랐지만 오장은, 이상일 등 핵심 선수들이 다른 팀으로 옮겨간 이후 전력이 약해져 그같은 목표를 이루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터키 전지훈련에 다녀온 대구FC 구단 관계자는 "다른 팀들과 전력 차가 나기 때문에 이같은 격차를 줄이기 위해 맹훈련을 했지만 개막 전까지 시간이 충분치 않아 변 감독의 마음이 다급하게 보였다."고 말했다.

그렇기 때문인지 7일 터키에서 귀국한 이후의 훈련 일정도 빡빡하게 짜여져 있다. 짧은 휴식을 취한 후 10일 소집돼 3월 초 개막 직전까지 설 연휴에도 이틀만 쉬고 훈련을 이어나가도록 돼 있다. 특히, 오장은이 빠져나간 미드필드진의 공백이 커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서는 문주원을 집중 조련하고 있으며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게 될 진경선과 하대성 등의 역할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진경선은 활동량이 많은 성실한 미드필더로 기대를 어느 정도 충족시키고 있으나 하대성은 공격 흐름을 살리는 패스 플레이 등 단점을 보완하는 데에 주력하고 있다.

선수층이 얇고 지명도 높은 선수들이 많지 않지만 대구FC의 팀 분위기는 활기를 띠고 있다. 변 감독은 터키 전지훈련에서 선수들과 함께 직접 뛰며 열의를 보였고 신연호 수석코치, 김동해 코치, 정기동 GK 코치 등 코칭 스탭들도 열성을 보였으며 선수들 역시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하고자 하는 열의가 대단했다는 것이 구단 프런트의 전언이다. 특히, 신 코치는 메모를 꼼꼼히 해 가면서 선수들의 컨디션과 플레이를 챙겼다.

선수들은 훈련 중 진지함을 잃지 않으면서도 웃음을 띠는 등 활기찼으며 훈련 시간 외에 별다른 구속을 받지 않아 식사도 자유롭게 하는 등 지난해에 비해 달라진 팀 분위기를 확연히 느꼈다.

터키 안탈리아에는 대구FC 뿐만 아니라 FC서울, 전북 현대 등 국내 구단들이 대거 찾아와 훈련을 하고 있다. 특히 같은 운동장을 사용하는 대구와 서울 선수들은 자연히 만나게 됐는데 공교롭게 양 팀은 개막전 맞상대이기도 하다. FC서울의 박주영은 청구고 시절 은사인 변 감독을 볼 때마다 깍듯이 인사했지만 개막전에서 변 감독의 가슴에 못을 박을지도 모를 일이다. 터키 출신의 명장으로 FC서울의 사령탑을 맡은 세뇰 귀네슈 감독은 현지에서 매스컴의 주목을 받는 등 거물 감독 다운 행보를 보이고 있는데 그는 박주영의 플레이에 만족감을 표시하고 있다.

프로 초보 감독으로서 데뷔전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변 감독은 개막전을 설레임과 긴장 속에 기다리고 있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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