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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산하] ⑩소수서원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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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들녘이다

하늘만 비치는 빈 들판이다

소백산이 그어놓은 일필휘지

굽이진 세월의 무늬따라

적막한 노래가 흐른다.

하얀 길이다

검은 옹이 점점이 박힌

고독한 둑길이다

여울진 길 저 편에

완고한 소나무

텅빈 들의 충만을

즐기고 섰다.

길은 끝이 없고

산기슭 양지쪽에

노란 버섯처럼 피어난 그리움

차라리 옷깃을 여민다

하얀 길을 간다

나무의 침묵 너머로

회색빛 하늘 아래로

솔잎보다 더 푸른

겨울이 있다.

글 석민기자

그림 김호교(한국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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