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우시설 어르신 등에 대한 미용·이발봉사는 단지 머리를 손질하는 기술만 있어서는 곤란해요. 그들의 아픔과 외로움까지 가슴으로 안을 수 있어야 참봉사 활동이 가능해요."
지난 달 말 상주 낙동면 구잠리 야산 자락에 자리한 노인요양 시설 '노을빛 사랑 하늘지기'. 매월 한차례씩 가지는 미용봉사 활동에 참여한 대한미용사협회 상주시지부 회원들의 손놀림이 분주했다.
덩달아 이 곳에서 살아가고 있는 어르신들의 얼굴에도 화사한 봄날같은 미소가 머금어진다. 사람이 그리운 이들에게 미용사들의 방문과 봉사활동은 새로운 희망과 용기를 전해주기에 충분했다.
이날 봉사활동에는 정영옥(53·스마트 미용실) 지부장과 허양자(45·퀸헤어 미용실) 부지부장, 안영낙(여·43) 사무장 등 협회 간부들이 직접 참여했다. 특히 온갖 좌절과 고통을 견디고 딸을 미용분야 전국 최고로 키워내 지난해 매일신문(12월30일 1면 보도)에 소개돼 각종 방송과 언론사로부터 집중 관심을 받아 유명세를 탔던 차순남(43·부켄베리 미용실) 씨도 한층 밝아진 모습으로 참여했다.
이들은 이날 20여명 어르신들의 머리를 손질하면서 '어머니, 아버지'라 부르는 등 외로운 가슴을 어루만져 주는 희망봉사를 실천했다.
상주지역 미용사들이 이같은 봉사활동에 나선 것은 수년전. 지금은 상주뿐 아니라 예천·의성 등 인근지역의 장애인시설과 양로원및 고아원 등 시설 20여곳을 매월 한차례씩 찾아 봉사활동을 펴고 있다.
정영옥 지부장은 "앞으로 시설뿐 아니라 재가 장애인이나 경제적 어려움으로 머리 손질을 못하는 개인들의 요청에도 기꺼이 봉사를 갈 생각"이라며 "회원들이 하루 동안 생업을 포기하고 봉사활동에 나서면서도 자신들이 할 수 있는 것으로 남들과 함께 나눌 수 있다는데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안영낙 사무장은 "3일에 있을 하늘지기 원생끼리의 결혼식에 필요한 신부화장과 머리손질, 드레스 및 폐백용 의상 등을 협회가 도와 주기기로 했다."며 "소외된 이웃들과 함께하는 미용인들이 될 것"이라 다짐했다.
상주·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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