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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함께-박덕규 作 하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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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참 이상한 꽃이야.

잠결에 어린 누이가 뜰에 내린 어둠을 쓸고 있다. 발목에 이는 덜 깬 바람이 흐느적거리며 다시 어둠의 일부가 된다. 치마폭에 갇혀서 나의 누이는 밤마다 꽃밭을 가꾸자고 한다. 물안개를 뿜으면 꽃들은 조개처럼 입을 오므린다. 뜰에 가득히 꽃잠을 자다가 나비잠을 자다가 간밤엔 초경으로 가슴 팔딱이던, 오오라

네가

지상에 처음인 그

입술 작은 꽃이로구나.

참 이상한 일이지. 달이 뜨면 왜 가슴이 두근거릴까. 그것은 달이 생명을 주관하고 있기 때문. 아기 가진 엄마의 둥근 배가 보름달이 아니고 뭔가. 하현달은 보름달이 꺼지고 난 뒤에 나타난다. 엄마의 배가 꺼지고 나면 어린 누이가 생긴다. 그 하현달/누이를 시인은 "참 이상한 꽃"이라고 부른다. 왜? 물안개처럼 달빛이 내리면 뜰은 환상의 공간이 된다. 그것은 또한 혼곤한 잠의 세계이기도 하다. 꿈속에서 뜰을 거닐면 누이는 꽃잎이 열리기 직전의 봉오리의 모습으로 매달려 있다. 조개처럼 입 오므리고 있는 입술 작은 꽃으로. 꽃이자 누이는 생명을 잉태하는 존재들이다. 그래서 시인에게 하현달은 꽃이자 누이. 개화의 예감에 가슴 두근거리는 꽃은 초경에 가슴 팔딱인다. 뭔가 분명하진 않지만 엷은 실크커튼 같은 장면 속으로 에로스의 물결이 넘실거린다. 그 몽롱함 속으로 오늘도 봄의 기운이 번지고 있다.

장옥관(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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