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똥녀, 된장녀, 목도리녀에 이어 동작 피곤녀까지….
20일 인터넷에서는 '동작 피곤녀'라는 말이 각종 포털 사이트의 인기 검색어로 떠오르며 화제가 됐다.
발단은 지난 19일 경찰이 납치신고에 늑장대처하는 바람에 20대 여성이 집단 성폭행 당했다는 보도의 인터뷰 장면에서 서울 동작경찰서 여자경찰이 "피곤해서 그랬을 수 있다."라고 한 대답이 빌미가 됐다. 네티즌들은 이 여경에게 '동작 피곤녀'라는 이름을 붙이며 인터넷에 비난글을 쏟아냈다.
인터넷을 통해 퍼진 사진이나 동영상 속의 여성을 'OO녀'라고 이름짓는 것이 하나의 트렌드가 되고 있다.
지난 2005년 애완견을 데리고 지하철을 탔다가 개의 배설물을 치우지 않아 비난을 받은 '개똥녀'를 시작으로, 2006년 월드컵 때에는 '시청녀' '엘프녀' 등의 이름으로 '월드컵녀'들이 인구에 회자됐다. 지난해 9월에는 강아지를 풍선에 매달아 하늘로 날려버리는 동영상 때문에 동물 학대 논란을 일으켰다가 광고로 밝혀진 '개풍녀' 해프닝에 이어, 사치와 허영에 물든 여성을 비하한 '개똥녀'가 핫이슈로 떠올랐다. 최근에는 군복무 단축에 대한 길거리 인터뷰에서 "2년이면 너무 짧고 3년이면 좋을 것 같다."라고 답한 여성이 '군삼녀'라는 이름 아래 남자 네티즌들로부터 뭇매를 맞았다.
반면 '지하철 선행녀'와 '목도리녀'처럼 좋은 의미를 담은 것도 있다. 지하철 선행녀는 지하철에서 토사물을 치우며 취객을 도와준 여성 동영상에서 따왔고, 목도리녀는 서울역 노숙자에게 자신의 목도리를 건네 준 여성에게 붙여졌다.
OO녀 현상이 빚어지면서 해당 여성에 대한 인신공격이나 개인정보·사진 노출 등 인권침해 부작용도 생겨나고 있다. 최경진 대구가톨릭대 교수(언론광고학부)는 "어떤 사건과 사물의 특징을 파악해 의미 소통을 빨리 전하려는 인터넷 속성 때문에 생긴 현상"이라고 진단하고 "그러나 그 배경이나 정확한 정보 없이 OO녀가 급속도로 번져 오해와 악성 루머를 재생산할 수 있다는 점은 병폐"라고 말했다.
김해용기자 kimh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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