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의 여왕 5월이다. 해마다 5월이면 어린이날을 필두로 무수한 행사가 진행된다. 이 좋은 계절에 벌어지는 다양한 축제는 필요할 뿐만 아니라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그러나 전시적인 단발성 행사의 퍼레이드만으로는 뭔가 부족하다.'어린이에 대한 독재만큼 세계 전반에 걸친 큰 사회적 문젯거리는 없을 것이다. 어떤 노예나 노동자도 어린이만큼 무한한 순종을 요구당해 본 적이 없다. 그것은 수백 년 동안 끊임없이 계속되어 왔다. 이제 어린이들 편에서 생각할 때가 되었다.'라는 몬테소리의 충고를 가슴 깊이 음미해 볼 필요가 있다. 부모가 짠 프로그램에 의해 강압적, 타율적으로 이루어지는 교육행위는 교육적 생산성의 저하는 말할 것도 없고 어린이와 청소년을 행복하게 하지도 않는다.
우리 모두는 자기주도적인 학습 습관과 생활 습관을 가지지 못하고 정서적으로 메마른 아이들이 어떻게 성장할지를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한다. 교육의 본질과 목적, 어린이와 청소년의 행복권 등에 대해 정말로 진지하게 생각해 보아야 한다. 배우고 가르치는 일의 효율성도 다시 검토해야 한다. 소수의 엘리트를 위한 프로그램이 모든 아이들에게 획일적으로 강요되는 현 상황을 계속 방치한다면, 많은 아이들이 더 큰 불행을 겪게 될 것이다. 청소년의 건강한 정서와 창의력에 관한 요란한 말의 성찬 속에서 당면한 목표 달성을 위해 온갖 비교육적 방법들을 강요당하는 아이들은 노예와 다를 바 없다고 말하면 너무 심한 표현일까.
오늘 우리의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지나칠 정도로 합리적인 것과 이성적인 것만을 추구하도록 강요받고 있다. 그러나 주기적으로 무엇인가에 도취되어 가슴 뭉클한 감동을 경험하지 않으면 합리성의 추구는 공허한 것이 되고 만다. 감동과 도취가 없는 지식의 추구는 삶을 메마르게 하여 궁극에는 개인을 황폐하게 만들 수 있다. 우리 아이들은 수학문제를 풀고 영문 독해를 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그러나 틈틈이 음악을 듣고 책을 읽고 자연의 품에 안겨 우주와 인생을 사색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학교에서 돌아오자마자 잠잘 때가지 여러 학원을 돌아다녀야 하는 아이들을 생각해 보자. 얼마나 끔찍한 일인가. 한 인격체의 완전한 발달을 위해서 뿐만 아니라, 입시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도 지적인 측면과 감성적인 측면의 조화는 정말로 중요하다.
이제 단기간 동안 집중적으로 두뇌를 혹사시키면서 좋은 점수가 나올 수 있는 평가방법은 제고되어야 한다. 어린 시절 풍부하게 간직하고 있는 상상력, 호기심, 창의력, 모험심 등이 더 이상 짓밟혀서는 안 된다. 교육에서 경쟁을 지나치게 강조하면 조화와 균형과 창의력은 상실되고, 약육강식을 당연시하는 정글의 법칙만 설득력을 얻게 된다. 우리 아이들이 드높은 하늘을 바라보며 꿈을 키워야 한다. 이름 모를 들꽃과 많은 대화를 나누어야 한다. 이런 경험이 먼 훗날 성공의 밑거름이 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윤일현(교육평론가, 송원학원진학지도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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