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나라당, 사태의 본질 잘못보고 있다

어제 재'보선 참패에 따른 內紛(내분)을 봉합하기 위해 강재섭 대표가 내놓은 쇄신안이 분란을 더 불렀다. 당직 사퇴가 따르고 강 대표 퇴진 요구가 거세졌다. 당내는 이명박'박근혜 두 대선 주자로 패가 나뉘어 서로 밟아대고 있다. 양측 모두 이 참에 당권을 움켜쥐고 대선 후보 경쟁에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겠다는 욕심에 꽉 차 있다. 分黨(분당) 얘기까지 흘러나오는 걸 보면 어느 쪽도 쉽게 물러설 것 같지 않다.

실망이다. 국민의 관심은 한나라당이 선거 패배 이후 어떤 변화의 몸부림으로 수권정당의 면모를 갖추느냐이다. 그에 따라 한나라당에 이 나라의 장래를 맡겨도 좋을 것인지 판단하겠다는 게 상당수 생각일 것이다. 그런데도 쇄신안이나 그에 대한 반발이나 어느 걸 뜯어봐도 정확한 진단도 효과 있는 처방도 아니다. 자기들끼리 시끄럽기만 하지 국민에게 다가가는 감동이 없다.

한나라당은 사태의 본질을 잘못 보고 있다. 4'25 재'보선에서 열린우리당은 대부분 후보를 내지 못했다. 이전까지 한나라당이 연전연승한 선거구도와 달랐다. 결국 이번에 노무현 정권의 반사이익으로 통하는 선거가 아니면 맥을 추지 못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한나라당이 自力圖生(자력도생)을 서둘러야 한다는 교훈이다. 지금 이대로는 노 정권이 주 타깃이 아닌 제3의 대선 선거구도가 등장할 경우 비슷한 어려움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어느새 시중에는 이'박 두 사람에 대해 '대통령병 환자'라는 조소가 돌고 있다. 어느 쪽도 지도자다운 포용력을 찾아볼 수 없고 사사건건 으르렁대는데 식상했다는 얘기다. 당권 사퇴냐 고수냐 하는 대립도 국민 관심 밖에서 무슨 의미가 있는가. 집권을 꿈꾸려면 큰 틀에서 고민해야 한다. 한나라당은 아직도 사태의 심각성을 모르고 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