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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 대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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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집 안에서 일어나는 일 가운데 대중공사라는 것이 있다. 이는 절에 사는 대중이 전부 모여서 어떤 사안에 대하여 의논을 하고 최종 결정을 하는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이 대중공사가 있게 되면 모두가 긴장을 하게 된다. 왜냐하면 개인의 신상에 관한 상벌을 논하는 것도 이 대중공사감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혹시 자신에 대한 잘못을 지적하는 말이 나올까봐 괜히 신경이 쓰이며 염려가 되기도 하는 것이다. 이 대중공사에서 누구의 잘못을 거론하여 참회를 하게 하거나 심한 경우에는 산문출송(山門出送)이라 하여 아예 대중과 같이 살지 못하도록 산문 밖으로 추방을 해 버리는 수도 있다.

이 대중공사에서 잘못에 대한 심판이 내려져 추방이라도 당하게 되면 그 사람은 평생 대중공사에 의해 추방당한 사람이라는 불명예의 낙인이 찍히게 되어 전과자의 범죄 경력처럼 죄과의 꼬리를 단 사람이 되고 마는 것이다. 대중공사의 최고의 벌은 추방이다. 화합을 생명으로 하는 승가에서 대중의 기강을 무너뜨려 화합을 해치는 자를 대중에서 제외시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승가 본연의 수행가풍을 바로 세우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 요즈음에 와서 절 집안에서도 대중공사의 위력이 약해져 간다. 그 이유는 엄격한 법도에 의해 대중을 다스리던, 법도를 지키고 존중하는 정신이 점점 희박해져 가기 때문이다. 바꾸어 말하면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도덕적 윤리의식의 퇴보가 승가 안에서도 나타난 것이다.

대중을 의식하여 자기 처신을 올바르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약해지고 웬만하면 남에게 간섭을 하지 않고 또 자신도 남에게 간섭을 받기를 싫어하는 대중보다 개인의 입장을 편하게 가지고 살고 싶어 생각들이 앞서고 있다. 그 이면에는 체면과 염치보다는 아예 남을 의식하지 않고 내 직성대로 하겠다는 이기적 오만도 도사리고 있고, 자기의 허물이 있어도 그것을 남에게 부끄러워 할 줄 아는 수치심이 없어진 탓도 있다. 그러다 보니 따라서 참회정신이 실종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연일 보도되고 있는 톱뉴스 하나가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어안이 벙벙하게 한다. 술집에서 폭행을 당한 아들의 복수를 대신하고자 아버지가 직접 나서 많은 사람을 동원해 조직적인 폭력을 행사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는 재벌 총수의 이야기가 우리 사회의 야비함을 말해 주는 것 같기만 하다. 인간적인 순수한 모습을 보여 주는 미담이 있어야 사회가 밝아질 텐데, 들리는 것은 모두 인륜의 도덕이 마비되고 있다는 이야기들뿐이다.

지안 스님(은해사 승가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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