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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4년 대구 사진전'…15일부터 국립대구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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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애들 속에 혹시 내 모습이…"

▲ 우유를 배급받기 위해 냄비를 들고 줄을 서 있는 아이들(위)과 피란민촌 전경.
▲ 우유를 배급받기 위해 냄비를 들고 줄을 서 있는 아이들(위)과 피란민촌 전경.

먹을 것도 입을 것도 제대로 잘 곳도 없던 시절이었다. 그 시절에 대한 기록 또한 오로지 당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기억 속에만 남아 있었다. 어쩌다가 한 장씩 남아있는 자료라고 해봐야 낡은 흑백사진이 고작이었다.

지난 2월 매일신문이 미국인 아담 유어트(Adam Ewert) 박사(Ph. D)가 1954년 전후 촬영한 사진을 입수하기 전까지는 그랬다. 동서 냉전이 충돌했던 이 땅을 찾아온 이방인의 손에 들린 카메라가 가난하고 암울했던 당시를 생생하게 되살려내고 있다.

유어트 박사가 전후(戰後) 대구의 옛 모습과 생활상을 천연색으로 담아낸 컬러 사진 120여 점을 매일신문에 기탁했다. 그래서 매일신문사와 국립대구박물관은 그 가운데서 100여 점을 가려내 15일부터 7월 22일까지 국립대구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리는 '1954년 대구 그 아련한 추억의 모습'전을 통해 시민들에게 공개한다.

유어트 박사는 "한국에서 몇 안 되는 신문전시관을 운영하는 언론사이기에 많은 사람들과 후손들에게 충분히 전달될 것으로 믿는다."며 국내 어디서도 보기 드문 매우 귀중한 사진 작품을 기꺼이 내놓았다. 유어트 박사가 1954년부터 2년간 대구에 거주할 때 촬영한 사진 속에는 너나없이 어려웠던 지난 시절 우리들의 모습을 오롯이 담고 있다.

우유를 배급받기 위해 냄비를 들고 줄 서 있는 동인동 피란민촌 아이들, 하얀 철모를 쓰고 등굣길에서 교통정리 봉사를 하고 있는 소년, 나란히 앉아 곰방대를 물고 있는 노인들, 권농일 농민대회를 열고 있는 사람들의 역사적 장면 등등….

강위원 경일대 사진학과 교수는 "유어트 박사가 기탁한 사진은 지난 50년대의 대구 모습을 담은 컬러사진으로, 방대한 자료사진에다 정확한 연대와 장소가 확인되기는 처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매우 희귀하고도 소중한 사진이며 역사자료라는 것이다.

관련 사진은 이제 유어트 박사의 뜻에 따라 영구 보존을 위해 디지털 이미지로도, 필름(일명 듀프본)으로도 저장돼 후세에 영원히 전할 수 있게 됐다. 이제는 아련한 추억 속에나 남은, 사라지고 잊혀 가는 우리의 옛 모습을 되돌아볼 수 있는 값진 기회이다. 관람시간: 화~금(오전 9시~오후 6시), 토(오전 9시~오후 9시), 일·공휴일(오전 9시~오후 7시). 매주 월요일 휴관, 매월 넷째 주 토요일 무료관람.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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