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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함께-손진은 作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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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손진은

부챗살모양 잎을 늘어뜨린 채

큰 나무가 그늘 드리울 때

작고 앙증한 줄기 끝에 여린 잎들이며 꽃을 매단

어린것들 날아오르려 퍼득거린다

솟아오르고 누르려는 두 힘이 숲을 설레게 한다

이 두근거리는 몸짓들 사이로 스며들어

그 속에서 자라는 죽음이며 상처까지를 어루만지는 햇살

전율하는 숲이 반쯤은 솟아오르고

반쯤은 스스로를 억누를 때

열려진 사물들 속에서

잎파랑처럼 알 수 없는 느낌으로 떠는 모든 육체들

그 힘으로 구름은 하늘에 천천히 흐르고

그 힘으로 가볍게 떠 있는 공중의 새들

무용의 동작이 아름다운 것은 중력을 거부하기 때문이다. 새의 비상이 눈부신 것도 중력을 거스르기 때문이다. 세상 만물은 중력에 발목이 잡혀있다. 중력은 구속과 억압. 그래서 우리는 늘 중력에서 벗어나기를 꿈꾼다. 하지만 세상에 중력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 구름과 새와 바람의 장소인 공중은 온갖 오물로 덮여버릴 것이다. 중력의 손아귀에서 풀려난 바다는 육지를 덮칠 것이다. 꿈꾸던 사표를 던지는 순간 가계는 심한 곤경에 처하게 될 것이다. 중력은 우리를 옥죄는 족쇄가 아니라 세상에 질서를 부여하는 힘. 가장 바람직한 상태는 솟아오르고 누르려는 두 힘이 부딪치는 순간이다. 반쯤은 솟아오르고 반쯤은 스스로를 억누를 때 비로소 세상은 균형을 잡는다. 매순간 정착과 탈주의 욕망에 끝없이 기우뚱거리는 내 삶이여, 중심 잡기가 그렇게도 힘들었던가 저울눈 위의 내 삶이여.

장옥관(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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