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3년 6월 박종환 감독이 이끄는 한국 청소년 축구대표팀이 멕시코에서 열린 20세 이하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에서 4강에 오르자 축구 열기가 전국을 뒤덮었다. 당시 국내에선 아침 출근 시간대에 중계방송된 경기를 보기 위해 사무실과 학교 등지에서 일손을 놓을 정도로 열기가 대단했다. 김종부, 신연호, 김판근, 김종건, 이기근 등으로 구성된 한국은 끊임없이 몰아치는 공격 축구를 펼쳤고 이에 대해 외신들은 '벌떼처럼 달려든다'고 표현하거나 유니폼 색깔을 빗대 '붉은 악마'로 칭하며 깊은 인상을 전했었다.
그보다 2년 전인 1981년, 호주에서 열린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에선 최순호(현 현대미포조선 감독)가 이끄는 한국이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이탈리아를 4대1로 눌러 세계 축구계를 충격 속으로 몰아넣었다. 그러나 한국은 루마니아와 브라질에 잇따라 패하며 8강 진출에 실패했다. 당시 일부 외신들은 이탈리아에 대한 한국의 대승을 믿지 못해 이탈리아가 4대1로 이겼다고 오보를 전하는 소동까지 빚어졌다.
1983년의 4강 신화 이후 3차례 아시아 예선에서 탈락했던 한국은 1991년 포르투갈 대회 본선에 진출, 남·북 단일팀을 이뤄 8강에 오르는 성과를 얻어냈다. 한국의 강철, 이임생, 이태홍, 조진호 등과 북한의 윤철, 조인철 등이 당시 멤버들이었다.
1993년 호주 대회에서 한국은 이기형, 최성용, 김대의, 최용수 등이 나섰으나 예선 전적 3무로 8강 진출에 실패했고 1995년에는 본선에 진출하지 못했다. 1997년 말레이시아 대회에서 한국은 이관우, 안효연, 김도균, 심재원 등이 나섰으나 티에리 앙리 등이 포진한 프랑스에 2대4, 브라질에 3대10으로 대패했다. 1999년 나이지리아 대회에서 한국은 이동국, 설기현, 나희근, 송종국, 김은중 등 당시 '사상 최강의 진용'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얻었으나 조별리그에서 1승2패로 패퇴했다.
2001년 대회 본선에 진출하지 못한 한국은 2003년 아랍에미리트 대회에서 최성국, 정조국, 박주영, 이호, 조원희, 임유환 등이 나서 16강에 진출했으나 일본에 1대2로 패배, 8강에 오르지 못했다. 2005년 네덜란드 대회 때는 박주영, 백지훈, 김진규, 김승용 등이 주축이 돼 16강 진출을 기대했으나 1승2패로 물러앉고 말았다.
조동현 감독이 이끄는 한국 청소년대표팀은 24년 전 '4강 신화'를 재현하기 위해 7월1일부터 캐나다에서 열리는 20세 이하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 출전한다. 미국, 폴란드, 브라질 등 만만찮은 팀들과 상대해야 하지만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특출난 스타급 선수는 없으나 신영록, 하태균, 이상호, 이청용, 기성용, 박주호 등 탄탄한 조직력과 뛰어난 기량을 지닌 선수들은 '신화'로 채색돼 과거 속에 머무르고 있는 '4강'을 다시 한번 현실로 꺼내려 하고 있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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