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방식을 바꾸니 학교가 즐거워졌어요.'
획일화된 교과서 위주의 수업 방식에서 벗어나 학생들이 자유롭게 배우는 과정을 통해 창의력을 기르자는 뜻으로 진행중인 남대구초교의 '좋은 학교 만들기 프로젝트'가 교육계에 새 바람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남대구초교와 대구교대가 20일 초등교사 2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대구교육정보원에서 공개한 프로젝트 성과 보고에 따르면 '대규모 학교 실험'이라고 불릴 만큼 혁신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해 3월부터 시작된 이 사업은 6년(2006~2011년)이라는 장기간 프로젝트일 뿐 아니라 남대구초교 전교생(465명)과 교사, 대구교대·대구가톨릭대 등 교수 10여 명이 연구진으로 참가하는 등 규모면에서도 이례적이다.
남대구초교의 프로젝트 수업은 여러 과목에서 공통되는 주제를 뽑아 수업 목표로 재구성하고 학생들이 수업을 주도하도록 한 점이 가장 큰 특징.
일반 초등학교 1·2학년들이 배우는 통합교과(바른생활, 즐거운 생활, 슬기로운 생활)의 경우 이곳에서는 '나', '자람', '변화', '이웃' 등 주제별로 교과 내용을 재구성했다. 가령 이번 학기에 '나(我)'에 대해 배운다면 학생들은 '나는 어디에서 왔을까', '내 몸은 어떻게 구성돼 있나', '나는 어떻게 태어났을까' 등으로 자유롭게 생각을 확장해 간다. 때문에 수업은 2, 3시간에 걸쳐 이뤄지기도 하고, 교사와 학생간 묻고 답하기, 팀 별로 만들기·그리기, 찾아보기 등의 활동이 필수적으로 수반된다. 이 과정에서 교사들은 학생들의 발표 내용이나 활동을 녹음 또는 촬영하기도 하고, 대학 교수들은 재구성한 교육안이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 수업을 직접 참관했다.
송의련 남대구초교 교사는 "처음에는 모든 선생님들이 어려움을 호소할 정도로 수업 진행이 낯설고 힘들었다."며 "그러나 충분한 선행 연구 결과 자유분방함 속에서도 차근차근 학습목표에 도달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의 문제 해결 능력과 발표 능력도 또래들에 비해 월등히 앞선다는 것.
이런 교육방식이 자칫 학업 능력 저하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있다. 이 때문에 남대구초교에서는 저학년의 경우 교과 통합이 어려운 국어, 수학은 기존 수업 방식을 따르고 있으며 3~6학년은 한 과목씩만 과제 해결 또는 활동 중심의 프로젝트 수업을 하고 있다.
학교 측에 따르면 이런 수업 방식이 학습 태도와 학업 성취도 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보이고 있다. 이달 초 학생 100여 명과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공부와 학교가 즐겁다'는 응답이 86%나 됐고, 집에서도 학교 생활에 대해 자주 이야기한다'(54%), '수업에서 배운 것을 더 공부한다'(69%)는 응답이 늘어나는 등 학생들의 만족도가 실험 초기에 비해 눈에 띄게 향상됐다는 것.
이원희 대구교대 학교교육연구소장은 "남대구초교 사례는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 창의성을 높이다는 측면에서 교육부가 2009년 보급을 목표로 개발중인 초교 통합교과서의 취지와도 일맥상통한다."고 말했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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